롯데·신세계 해외법인, 1·4분기 일제히 수익 개선롯데마트 인니 영업익 27.3%↑, 이마트 베트남·미국 영업적자 개선 잇단 해외사업 확대… 정부 규제에 성장경로 확보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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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2’ 롯데와 신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해외사업에서 일제히 양호한 1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동남아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 ‘신남방정책’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수익 다각화에 나선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현지화 전략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신세계 해외법인, 1·4분기 일제히 수익 개선21일 국내 유통업계의 사업보고서에서 해외 종속기업의 지난해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수익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먼저 롯데쇼핑의 경우 해외 부문 1분기 기존점 신장률은 1.5%를 기록했다. 베트남(+10.7%) 및 인니(+7.2%) 매출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이 119억으로 전년동기대비 14.2% 신장했다.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규모 사회제약 시행에도 불구하고 할인점의 약진이 눈에 띈다.국가별로 살펴보면 롯데마트 베트남 법인의 1분기 매출액은 9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2% 신장한 70억원으로 집계됐다.롯데마트 인도네시아의 경우 도매점은 1.5%, 소매점은 9.2% 신장했다. 매출액은 7.2% 증가한 28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7.3% 신장한 50억원으로 기록됐다.회사 측은 “해외사업은 기존 진출점포의 내실화를 다지면서 동시에 신규 출점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지역 중심으로 우수 쇼핑몰 M&A와 함께 신규 부지 확보를 통한 출점을 병행 추진 중이다. 기존 점포들은 입점 브랜드 레벨업 및 운영 비용 효율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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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해외사업도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음을 실적으로 반증했다.베트남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17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9% 증가했다. 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동기대비 85.7% 신장하며 적자폭을 크게 줄였다.특히 미국법인의 경우 올해 1월 뉴시즌스마켓 인수 영향으로 영업적자 개선까지 이뤄냈다. 1분기 매출액은 161.5% 신장한 3373억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35억을 기록했으나, 전년대비 67.9%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점포수 신장도 이뤄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해 굿푸드 홀딩스를 2억7500만달러에 인수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굿푸드 홀딩스가 소유한 매장은 24개로 지난 1월 뉴 시즌스 마켓인수가 완료되며 1분기에만 총 52개 점포로 늘어났다.회사 측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기반 구축과 함께 필리핀 등 동남아 신규시장 진출을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단일 점포를 기준으로 호치민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마트 베트남 법인은 호치민시 인구밀집 지역 내 추가 점포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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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단 해외사업 확대… 정부 규제에 성장경로 확보 차원해외 법인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국내 유통사 수익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미비하다. 그럼에도 점차 수익 모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건 큰 의의가 아닐 수 없다.유통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정부의 신규 출점·의무휴업 규제와 이커머스 공세의 틈바구니 속에서 국내 영업만으로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해외 진출을 위기 극복을 위한 또 하나의 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롯데쇼핑 역시 올 하반기, 해외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추진한다는 포부다.
먼저 베트남의 식문화를 다시 쓴다는 각오로 ‘밀 솔루션(Meal Solution)’ 매장을 리뉴얼하고 카페형 베이커리를 전점으로 확대한다.롯데마트는 지난해 5월 베트남 1호 점포인 ‘남사이공점’의 밀솔루션 매장을 리뉴얼했다. 열대 지방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회·초밥·삼각김밥 등으로 확대 구성하고 글로벌 간편식들의 구색 보강을 통해 매장 면적을 두 배로 확충했다.롯데마트는 남사이공점을 시작으로 카페형 베이커리, 글로벌 간편 식사류(딤섬, 타이푸드, 한국분식류)를 매장 안으로 새롭게 도입하고 밀크티 등 디저트류를 보강하는 등 내년 연말까지 모든 점포에 리뉴얼된 밀솔루션 매장을 도입할 예정이다.인도네시아에서는 2023년까지 점포수를 100여개로 확대해 인도네시아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인도네시아 마크로(Makro) 19개 점을 인수하며 대한민국 유통업체로는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50개 점포 중 33개의 점포를 도매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이학재 롯데마트 해외개발부문장은 “롯데마트는 식문화를 선도해 가는 혁신 유통업체로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글로벌 롯데마트가 지속 성장하는 데 초석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
이마트도 동남아 시장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이마트는 2015년 말 베트남 호찌민에도 1호점을 오픈했다. 이곳 매출성장률도 20%대에 달한다. 단일 점포를 기준으로 호치민에서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이마트 베트남 법인은 호치민시 인구밀집지역 내 추가 점포 출점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 측은 “베트남 2호점의 경우 현지 사정을 고려하며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미국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우는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마트는 자체 프리미엄 슈퍼 ‘PK마켓’을 연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에서 ‘신유통 기법’을 배워 국내에 적용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이마트는 미국 시장 본격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라인도 확보한 상태다. 피코크의 미국 브랜드 ‘이마트 PK’를 위탁 생산하던 오리건주의 현지 공장을 아예 인수했다. 여기에서 이마트의 각종 진출 매장에 공급할 국탕류 등을 생산할 수 있다.몽골점도 지속적으로 신장하는 추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몽골점은 2017년 530억원(전년 대비 신장률 153%), 2018년 720억원(37%)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950억원(31%)을 달성하며 매년 가파른 성장 폭을 보이고 있다.지난 2016년부터 몽골에 진출한 이마트는 지난해 9월 수도 울란바토르에 3호점을 오픈했다. 몽골점은 ‘스카이트레이딩’에 브랜드와 점포 운영 컨설팅, 상품 등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이마트는 지난 2018년 필리핀 유통업계 2위의 종합 유통서비스 그룹인 ‘로빈슨스 리테일’과 이마트 전문점 브랜드를 수출하는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의 해외 프랜차이즈사업 영역은 앞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에 이어 이번에 동남아시아로까지 확대될 예정이다”라며 “해외 이마트 오픈과 현지 유통채널 인수뿐 아니라 PB상품 해외수출 등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