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이후 첫 영업이익 불구 금융자산서 대규모 순손실집중 투자한 ELS, 코로나19에 타격… 1분기만 650억원 평가손금융자산에만 2767억원 투자 中…올 것이 왔다는 지적도
  • 주류기업 무학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를 마냥 기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무학이 수년간 투자해온 금융자산 평가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손에 쥔건 대규모 손실이다. 

    21일 무학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분기에 별도기준 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익 규모는 2017년 289억원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치지만 18년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했던 만큼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흑자전환을 했다는 것의 의미가 적지 않다. 

    문제는 순이익이다. 무학은 1분기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5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 대규모 적자의 가장 큰 이유는 무학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평가손실이다. 무학은 1분기에만 금융자산에서 678억원의 평가손실을 봤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벌어들인 금융자산 평가수익 162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사실 무학은 업계에서도 유별나게 금융상품 투자에 열을 올리는 곳 중 하나다. 1분기 초 기준 무학이 보유한 금융자산의 장부가액은 2767억원에 달한다. 자산의 구성은 상장주식(139억원), 수익증권(137억원), 신종자본증권(12억원)으로 압도적 다수는 바로 주가연계증권(ELS)다. 무학이 투자한 ELS는 총 2464억원 규모다.

    ELS는 개별 주가 혹은 주가지수 변동 등에 따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약정기간 내 주가가 특정 구간에 있으면 수익을 받지만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다. 

    이 ELS는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에 주요 주가지수가 급락하면서  ELS 평가손실도 급격하게 불어난 것. 무학의 금융자산 손실 678억원 중 총 650억원의 손실이 ELS에서 발생했다. 이런 손실이 2분기에 매워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올게 왔다는 평가다. 그동안 무학은 본업에 대한 투자보다 금융상품 투자에 더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015년 이후 수도권 공략을 시도하며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됐지만 금융자산 투자를 크게 늘려왔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의 행동주의펀드 SC펀더멘털은 지난해 무학의 지분을 사들이며 과도한 금융상품 투자에 대한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사업의 경쟁력이 흔들리며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도 리스크가 큰 금융상품 투자에 매진하면서 위기에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 된 것 같다”며 “ELS 상품으로 크게 이익을 본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그간의 이익을 모두 상쇄할 타격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무학 측은 “현재 코로나19로 국내 지수가 하락하면서 그 부분이 미실현 손실로 반영된 것”이라며 “대부분의 ELS 만기가 1~2년 가량 남아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코로나19의 회복에 따른 주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무학이 다년간 금융상품에 투자해온 경험을 토대로 분산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