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맥주 구원투수 ‘생 드래프트’ 신제품 출시‘클라우드’보다 가볍고 ‘카스’에서 ‘테라’에 사이의 청량함 돋보여올몰트의 진함 보다는 생맥주의 상쾌함에 중심을 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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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이 신제품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에 거는 기대는 각별하다. 대표작이었던 맥주 ‘클라우드’의 점유율이 좀처럼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야말로 브랜드의 명운을 짊어지고 출시됐기 때문이다. 

    롯데주류의 ‘클라우드’는 2014년 출시 이후 시장점유율 15%를 목표로 해왔지만 현재는 2%대를 맴도는 정체기에 빠졌다. 과연 ‘클라우드’ 브랜드의 신제품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이런 부진을 극복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을까. 

    지난 1일 출시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직접 시음해봤다. 

    사실 주류의 시음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이다. 복잡하고 미세한 제조공정 변화에서 비롯되는 맛의 차이를 느낄 만큼 혀가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름 많은 술을 축내왔다고 자부하는 주당도 맛의 세계에서는 초보 티를 벗어나기 힘들다. 전문 브루마스터도, 맥주 소믈리에도 아니니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입을 늘렸다. 맥주를 좋아하지만 주량은 한 두병이 고작인 주부, 집에서 수년째 수제맥주를 제조하는 지인과 주종을 가리지 않는 기자까지 비전문가 셋이 시음을 위해 급조됐다. 

    테스트는 경쟁사의 대표 맥주와 함께 진행됐다. 오비맥주의 ‘카스 후레쉬’,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비교군으로 함께했다. 경쟁사의 맥주 사이에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어떤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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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의 첫잔 시음 후 나온 첫 마디는 “시원하다” 였다.  

    몇 모금 더 맥주가 목을 적신 후 에야 “탄산이 좀 달라진 것 같다.”, “생맥주 같은 느낌이 있기는 있다.”, “안주는 뭐 없나” 등. 이 길 잃은 시음은 다행스럽게도 ‘오비맥주’, ‘테라’를 이어서 마신 뒤에 좀 더 안정됐다. 각 맥주의 차이가 어렴풋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카스’ 특유의 목을 긁는 느낌에는 못 미치지만 맛과 향은 더욱 진했다. ‘테라’ 만큼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톡 쏘는 탄산이 느껴졌다. 동시에 ‘클라우드’보다는 맛도 향도 좀 더 가벼워졌다는 느낌이 강하다. 조금 더 쉬워진 ‘클라우드’ 같다. 

    실제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알코올 도수가 5도였던 ‘클라우드’와 달리 4.5도로 조금 더 순해졌다. ‘카스’와 같고 ‘테라’보다는 0.1도 낮다. 

    이 의견일치를 이룬 이후에서야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롯데주류는 올몰트 ‘클라우드’의 진한 맛과 향을 보다 대중화시키려고 한 것만 같다. 그 지점이 ‘카스’와 ‘테라’의 사이 어디쯤이 아니었을까.

    사실 ‘드래프트 맥주(Draft Beer)’는 효모를 살균시키지 않은 생(生)맥주를 의미한다. 물론 오늘날 이 의미 그대로의 생맥주는 만나기 어렵다. 대량 제조, 유통되는 맥주의 경우 살균 혹은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맛의 변질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모두 살균 처리 과정을 거친다. 

    당연히 호프집에서 흔히 만나는 생맥주도 살균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사전적 의미의 생맥주는 아니다. 오히려 맥주 원액 자체는 시중에 파는 브랜드 병, 캔맥주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가 호프집의 생맥주를 더 맛있게 느끼는 것은 KEG(금속 용기)에 보호되는 신선한 대용량 맥주라는 점과 맥주에 녹는 탄산가스의 역할이 크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도 당연히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는 아니다. 그럼에도 ‘생 드래프트’가 붙은 이유는 생맥주 특유의 거친 탄산과 청량함, 신선함을 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진한 올몰트 맥주 ‘클라우드’보다 경쟁사인 ‘카스’, ‘테라’에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당초 목적을 잊고 맥주 마시는데 빠져있던 시음회는 ‘클라우드 생 드래츠트’를 포함한 맥주 3종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고, 부끄럽지만 단 한명도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