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예비입찰국내 캐피탈사· 금융지주 관심… 中 핑안그룹 눈독유동성 대응 능력 양호
-
효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마지막 과제인 효성캐피탈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제값을 받고 팔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초 매각 기한이 가까워질수록 효성에 불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최근에는 효성캐피탈의 산업설비 관련 금융 경쟁력이 우수한 만큼 희망 가격을 고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말부터 효성캐피탈 매각 관련 예비입찰 등 본격적인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까지 소문만 무성한 채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지 않았으나, 매각 기한 6개월을 남기고 시장 관심도가 커지고 있다.
최근 효성캐피탈 인수전에는 국내 캐피탈사와 금융지주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중국 핑안보험그룹 계열사인 핑안인터내셔널파이낸셜리싱을 포함한 다수의 해외 원매자가 효성캐피탈에 눈독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이 희망가 달성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선 당초 업계 불황으로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지 못했으나, 효성캐피탈의 공작기계·건설장비 등 설비금융자산 경쟁력이 재평가되고 있는 만큼, 희망가격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효성캐피탈의 영업자산 중 공작기계·건설장비 등 설비금융자산의 비중은 지난해 말 44.1% 가장 높다. 이어 기업금융이 21.6%. 자동차금융이 13.5%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구조 때문에 캐피탈 업계 불황에도 설비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중고차금융에서도 점유율을 상당부분 확보할 수 있었다.
설비금융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통해 캐피탈사와 금융지주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캐피탈사들은 가계 중심의 사업 분야를 설비금융으로 확대할 수 있고, 금융지주도 기업금융을 활용해 캐피탈 자본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
효성캐피탈의 재무구조도 안정화되고 있다. 비록 경기 불황에 따라 연체율은 상승할 전망이나, 지속적인 부실자산 축소와 이익 누적을 통해 양호한 자산건전성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효성캐피탈의 97% 지분을 보유한 ㈜효성은 회사의 장부가액으로 4613억원을 설정해놓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매도자 측이 PBR 1배 이상 수준의 가격을 희망가로 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의 유동성 대응 능력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설비금융 부문의 우수한 사업경쟁력이 유지되는 가운데, 소매금융을 통한 사업다각화와 우수한 자본완충력 등을 바탕으로 수익성·재무안정성이 적절히 관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효성캐피탈 처리 문제는 지난해 초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효성이 지난 2018년 6월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인 ㈜효성이 금융·보험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효성그룹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 6월 1일자로 지주회사인 ㈜효성과 4개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효성의 지주사 전환 기준일은 2018년 12월 31일, 지주사 전환일은 지난해 1월 1일이다. 따라서 지난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2년 내인 올해 말까지 효성캐피탈을 정리해야 한다.
만약, 올해 말까지 매각이 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담하고 매각 기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 후 기한 내 금융계열사를 처분하지 못하면 과징금을 내고 2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은 산업기계와 설비금융 자산이 많아 다른 캐피탈사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그룹 입장에서는 과징금을 내는 일이 있더라도 시간에 쫒겨 희망가격을 낮춰서 파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