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부동산대책후 뜨거워진 非규제지역규제지역서 빠진후 '풍선효과' 극심분위기 좋아졌지만 집주인 매물 걷어드려22번째 대책 나와 규제지역 지정될까 우려
  • ▲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일대의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일대의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대책 발표후 분위기가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 오히려 거래가 안되고 있어요. 제발 집값 올랐다는 기사는 쓰지 말아주세요."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 21일 '6·17부동산대책' 발표이후 시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규제 대상에서 비껴간뒤 이 지역 일대에 '풍선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홋가는 올랐지만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정부는 6·17대책을 통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원천 차단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 모두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주택가격과 상관없이 6개월내에 해당 주택에 전입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내 시가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신규 구입하는 경우 전세대출이 제한된다. 이날 조치로 사실상 수도권 전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수도권내 갭투자 목적의 주담대 대출은 상당부분 제약을 받게됐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수도권 접경지역인 김포·파주·연천·동두천·포천·가평·양평·여주·이천 등 일부지역은 제외됐다. 이중 2기 신도시로서 아파트가 밀집돼 있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김포·파주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실제 서울 갭투자자들이 몰려들어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집주인들은 가격을 올리고 매물을 거두는 등 부동산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소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포한강신도시 운양동 K공인중개소 대표는 "서울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중개업소를 돌며 전세 낀 물건을 찾아다니고 있다"며 "그동안 적체됐던 물건이 빠지고 문의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운양동 '한강신도시롯데캐슬' 전용 84㎡의 경우 이달 초 4억원대 초반에 급매가 거래됐는데 지금은 5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인근의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에서 전세로 살던 분들이 아파트를 살려고 알아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가격이 많이 올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왜 처음부터 김포를 규제지역에서 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규제지역에서 빠진 파주 운정신도시도 비슷한 분위기다. 파주시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84㎡는 최근 6억원대 초반 물건이 거래됐는데 대책 발표 이후에는 6억5000만∼7억원 선으로 호가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파주시 목동동 인근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문의 전화가 많지만 실제 거래는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집주인들이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가격을 5000만원 이상 올리거나 매물을 거두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 ▲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전경. ⓒ경제만랩
    ▲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 전경. ⓒ경제만랩

    다만 국토부는 6·17대책 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지역은 즉시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래서 벌써부터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김포와 파주 등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 19일 "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규제지역 지정 이후에 비규제지역에서 주택시장 과열 우려가 발생하는 경우 규제지역 지정에 즉시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분위기가 뜨고 있는 김포·파주 등을 염두해 두고 한 말이다. 이에 빠른 시일내 이번 대책에서 빠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22번째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부 대책은 단기적으로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마저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며 "핀셋규제가 오히려 계속적인 풍선효과만 가져올 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