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클로징' D-데이상반기 매각은 물건너 가… 6개월 연장 유력산은 "직접 만나자"… HDC '묵묵부답'전문가 "HDC, 출구전략 실행… 입장문 등은 계약금 소송 고려한 것"
-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종결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거래 종료일을 앞두고도 HDC와 채권단의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업계는 관련 조항에 따라 양측이 거래 시한을 6개월 미룰 것으로 예상한다.HDC의 아시아나 인수 종결시한은 27일이지만 영업일 기준으로는 사실상 오늘(26일) 만료된다.앞서 산업은행은 HDC에 “종료일까지 인수 의사를 다시 밝혀야 거래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HDC는 조만간 거래 기일 관련 입장을 알릴 것으로 예상된다.산은의 방침은 지난 9일 HDC가 발표한 입장문에서 비롯됐다. HDC는 입장문을 통해 아시아나 인수조건 재협상을 요청했다.HDC는 “인수 의지는 여전하다”는 입장을 줄곧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 최근 부채비율, 계열사 부당지원 등 거래상 법적 분쟁 소지도 언급했다. “현 조건으로는 인수가 어렵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셈이다.관련해 HDC 관계자는 “(기일 종료와 관련) 앞선 자료에 언급했듯 조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이번 딜은 당사자 간 협의가 있을 경우 정해진 기한으로부터 최대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업계는 기한 연장에 무게를 둔다. HDC는 채권단과 매각가 인하 등 추가 협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
다른 해석도 있다. 입장 발표 등 HDC의 최근 행보가 딜 포기를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HDC가 재협상을 요청하면서도 특정 조건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든다. 입장문 발표 후 산은이 요청한 대면 협상에 응하지 않은 점도 주장을 뒷받침한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산은의 대면 협상 요청에도 자리에 나오지 않은 점을 고려했을 때 HDC의 거래 의지는 크지 않은 것 같다”면서 “거래 포기를 위한 명분 쌓기 등 사실상 출구전략을 실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딜 포기 후 이행보증금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앞선 입장문 등이 거래무산 귀책을 상대편으로 돌리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HDC는 아시아나 인수 보증금으로 거래액 2조5000억원의 10%인 2500억원을 납부한 상황이다.황 교수는 “HDC의 입장문에 들어 있는 내용은 딜 포기 후 이행보증금 반환 소송 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거래를 연장하더라도 조건 재협상이 아닌 이후 이행보증금 관련 소송을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아시아나는 거래기한 연장이 마냥 반갑지 않다. 거래가 밀릴수록 차입금 증가 등으로 경영난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다.딜이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는 결국 채권단이 떠안게 된다. 현시점에서는 새 인수자를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별다른 조치 없이 거래가 표류하면 결국 파산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파산까지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수십 년 전 미국에서도 다수의 항공사가 인수자를 찾지 못해 사업을 접었다”면서 “계약 연장 동안 채권단에서 HDC를 설득할 깜짝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충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