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급휴직 정부지원 90%→75%… 버티던 영세업체 대량해고 우려고용보험기금 올해 10조 이상 적자에 반토막, 정부 재정 여력 한계휴직자 100만명 시대… 코로나19로 실업자 20만 ↑ 하반기 30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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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시행한 고용유지지원금 확대지급 정책이 이번달 종료된다.실직위기에 처했던 수십만 근로자들이 휴직자로 버틸 수 있게 해줬던 정책자금인 만큼 영세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연장되길 바라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재정당국은 말라붙은 고용보험기금을 우려해 난색을 보이고 있다.이에따라 지난 3월 161만명을 기록한후 100만명 이상을 꾸준히 유지해온 일시휴직자들이 다음달 대량 실업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용유지 지원금은 영업사정이 악화된 업체가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유·무급 휴직 등 고용유지조치를 하는 경우 인건비를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제도다. 기존 지원규모는 인건비의 75%지만 코로나19 경제위기가 확산된 지난 4월 90%(중소기업 기준)로 대폭 늘렸다.사업주는 인건비의 10%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위기에 직면한 영세업체들의 신청이 폭주했다. 지난달까지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집행된 예산은 2993억원으로 3만3716개 업체의 24만2459명이 혜택을 받았다. 정부는 신청이 급증하자 3차 추경안에 9000억원 규모의 추가 예산을 책정해 실직 위기에 놓인 근로자 58만명에 대한 대응예산을 편성했다.고용유지지원금이 지급된 업종을 보면 도소매업이 6553개로 가장 많았고 10인 미만 사업장이 2만6859개로 전체 사업장의 80%에 달한다. 30인 미만 사업자까지 합산하면 3만1949개 업체로 전체 94.8%를 차지할 정도로 영세업체들이 대부분이다.때문에 이들 영세업체들이 휴직기간을 다음달까지 휴직기간을 연장할때 사업주들은 기존에 임금 10%만 부담하던 것에서 25%까지 부담해야 해 대량 해고사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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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00만명 이상 폭증해 160만7000명을 기록한 일시휴직자가 4월 148만5000명, 5월 102만명으로 줄어들면서 실업률은 4%에서 4.5%로 치솟았다.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던 휴직자들이 정부 지원기간인 180일이 끝나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는 이 추세대로라면 실업자는 27만여명이 더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재정상황 한계, 고용보험기금 바닥 드러내하지만 꾸준히 재정의 역할을 강조해온 정부는 신중한 모습이다. 상반기에만 올해 본예산과 추경 등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집행한데다 하반기 경기활성화를 위해 준비한 사업에 들어갈 돈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국회 기재위 소속 한 여당 의원은 "고용유지에 이미 집행한 예산만 10조원이 훌쩍 넘는 상황"이라며 "고용기금도 하루가 다르게 줄어가고 있어 재정지원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실제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하는 고용보험기금은 올해 거의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조3532억원이었던 고용보험기금 적립금은 올해 1952억원 밖에 남지 않는다. 지난 3월 1차 추경에서 2000억원을 긴급 투입하고서도 7조원 이상 적자가 예상되는 것이다. 정부는 3차 추경안에 추가 지원금 3조4700억원을 배정했지만, 이 금액을 합한다 해도 3조6652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적립금에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국회예산정책처가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예상 적립금은 3조5551억원으로 정부예상치보다 1100억원 더 부족하다. 정부는 14조원이 들여간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지 않고 기부하는 경우 모두 고용보험기금에 보태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 기부액은 282억원에 그쳤다.통합당 여의도연구원 관계자는 "정부의 고용정책은 실업률 상승 저지에 과도한 예산을 집행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재정집행이 한계에 달했을때 실업자는 폭증할 수 밖에 없고, 코로나19로 100만명에서 120만명으로 늘어난 실업자가 하반기에는 30만명 더 늘어 150만명에 육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