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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의 최대주주가 조양래 회장에서 조현범 사장으로 변경됐다. 때이른 승계구도를 점치는 이들이 많지만 조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상태려서 3세경영 본격화 같은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양래 회장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보통주 2194만2693주(23.59%)를 지난 26일 블록딜 형태로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넷째이자 차남인 조현범 사장(1972년생)은 기존 보유 지분 19.31%에서 42.9%로 늘어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셋째이자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1970년생)은 19.32%, 둘째 조희원(1967년생)씨는 10.82%, 첫째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1966년생)은 0.83%를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양래 회장이 장남이 아닌 차남에 지분을 몰아준 점을 부각시키며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측은 “최대주주 변경은 있었지만, 형제경영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조현식·현범 형제간의 역할 부담과 우애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국타이어 익스피리언스 데이’에서 조현식 부회장은 동생과 경영권을 나누거나 그룹 계열분리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둘이 힘을 합쳐도 모자란 상황이다”며 “동생은 살림을 책임지고 나는 장사를 책임지는 구조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10.82% 지분을 보유한 조희원씨가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누나인 조희원씨가 조현식 부회장 손을 들어줘도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조희원씨는 재미교포와 결혼해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희원씨는 대주주 중에 한 사람이지만,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어 중립적인 입장으로 보면 된다”며 “누구 한명을 편드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 사장이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인 현재 시점에서 조 회장이 지분을 넘긴 것이 의문"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조 사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사임한 만큼 앞으로 그룹과 한국타이어 경영은 조 부회장이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지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COO(최고운영책임자)와 한국타이어 등기 이사직은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