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직장·학교’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 확산세

수도권 교회 등 종교시설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확진자의 직장과 학교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예배 금지 등 강제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3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도 안양시 주영광교회 교인들을 통해 코로나19에 노출된 시설은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모두 11곳이었으며, 접촉자는 340명이었다.

지금까지 이 교회에서 나온 31명의 확진자가 감염사실을 모른 채 자신의 일터 등으로 이동하면서 물류센터, 어린이집, 병원, 산후조리원, 사회복지시설, 학원 등이 코로나 19에 노출됐다.

확진자로부터 직장 동료, 가족, 지인이 감염되는 이른바 ‘n차 감염’도 5차례나 확인됐다.

지금까지 관련 확진자가 23명인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의 상황도 유사하다.

교인 수가 2000명에 달하는 이 교회에서는 성가대 활동, 1박 2일 수련회(MT) 참석자 가운데 확진자가 잇따라 나왔고, 이들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된 시설이 8곳에 달한다.

학교가 2곳이었고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호텔과 학원도 있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접촉자 수는 593명이나 된다.

왕성교회에서는 확진자의 직장 동료와 그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3차 감염도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방역당국은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교인들이 모이는 종교시설의 집단 감염이 급속한 지역사회 전파를 유발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주영광교회의 경우 아직은 추가 환자가 3명이지만 노출된 경로가 11곳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다양하고 클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교 활동 또는 모임을 통해 이뤄진 감염이 일부 취약한 집단생활 시설 등 다양한 집단으로 전파돼 급속하게 지역사회 확산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종교시설과 관련된 감염이 계속 이어진다면 당국으로서는 강제적인 조치까지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방역 수칙이 철저하게 준수되도록 종교계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