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회사 세메스 방문 현장경영 나서협력사와 '상생협력' 결실… 소부장 육성 선도 강조지속가능 성장 위해 '상생' 필수 경영철학 실천 눈길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는 모습ⓒ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는 모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상생 생태계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국내 산업에서 취약점으로 꼽힌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기업들에 대한 전폭 지원에 나서는 등 이재용 부회장의 상생 경영이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한 후,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세메스는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이다.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 등 국내 두 곳의 사업장에 2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지자 가장 먼저 일본으로 달려간 대표적인 경영자다. 이 부회장은 당시 일본으로 넘어가 현지 거래선들을 만나고 정치권과 금융권의 동태를 파악하고 국내로 넘어 온 직후에도 긴급 회의를 소집해 최고경영진들과 대책 마련에 나선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소부장의 국산화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협력업체들과 상생을 도모하며 관련 산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노력의 결실도 거두고 있다. 이오테크닉스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하던 고성능 레이저 설비를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에 성공해 D램 미세화 과정에서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불량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싸이노스는 반도체 식각공정 효율화에 필요한 세라믹 파우더를 개발하고 리코팅 기술 내재화에 성공해 식각공정 제조 비용 절감과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3D 낸드플래시 식각공정의 핵심소재인 '고선택비 인산'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삼성전자 차세대 제품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켰다.

    지난 4월에는 원익IPS, 테스, 유진테크, PSK 등 국내 주요 설비협력사, 2~3차 부품 협력사와 MOU를 체결하고 7월부터 설비부품 공동개발에 나선다.

    설비사가 필요한 부품을 선정하면 삼성전자-설비사-부품사가 공동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삼성전자는 설비부품의 개발과 양산 평가를 지원한다. 중소 설비·부품사를 대상으로 반도체 제조와 품질 노하우를 전수하는 컨설팅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에 신청한 24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개발, 제조, 품질, 환경안전, 인사, 기획·경영, 영업·마케팅, 정보보호, 구매 등 총 9개 분야에 대해 전방위적인 경영자문도 병행해 나갈 예정이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 팹리스 지원정책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정부와 삼성전자, 반도체 업계가 1000억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상생펀드'를 조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유망한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업체를 발굴하고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상생 협력'이 필수라는 이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부장 산업 육성'의 선도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도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반도체·부품(DS)부문 사장단 간담회에서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며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