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회생절차에 따른 공개 매각, 인수전 참여합병 주도권, 데이터 확보, 방어적 인수 성격넷플릭스·쿠팡플레이 견제 전략적 변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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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 ENM이 경영난으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1세대 OTT 서비스 '왓챠' 인수에 전격 참전했다. 단순히 외형 확장보다는 왓챠의 취향 데이터 확보와 플랫폼 통합 과정에서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왓챠 인수의향서(LOI)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는 지난해 8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서울회생법원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된 바 있다. 올해 1월 인수합병(M&A) 추진 허가를 신청한 뒤 3월 중 공개 매각으로 전환했다. 향후 예비실사를 거쳐 본입찰이 진행되며, 빠르면 상반기 내 인수전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CJ ENM과 더불어 왓챠 인수전에 참가한 경쟁자는 영상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로, 단독 인수는 어려워 FI(재무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이 외에도 스타트업 등을 포함해 총 5개 사 내외가 LOI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소 스타트업 위주였던 인수전에 CJ ENM이 참여한 것은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합병 조건에 대한 2대 주주 KT와의 이견으로 통합 작업이 공전하자, 왓챠를 '플랜B' 혹은 협상 카드로 활용해 플랫폼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계산이다.

    또한 왓챠가 보유한 데이터와 추천 알고리즘에도 눈독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왓챠는 7억개 이상 콘텐츠 평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최적화된 콘텐츠 추천에 강점이 있다. 왓챠의 추천 엔진을 티빙에 이식하면 개인화된 추천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과거 3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던 왓챠의 기업가치가 1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헐값에 충성 고객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도 깔렸다. 왓챠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지만, 법원 회생절차를 통해 인수가 확정되면 기존 채무 상당 부분이 출자전환되거나 탕감된다. CJ ENM은 빚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숙련된 인력만 확보하는 인수를 노리고 있는 것. 

    다만 데이터를 추천 기술로 고도화한 왓챠 내부 인력 대다수는 이미 회사를 빠져나간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2022년 200여명에 달했던 직원수는 현재 50명 수준으로 줄었고, 핵심 개발자들은 상당수가 타 OTT나 테크 기업으로 이직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J ENM이 왓챠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방어적 인수 성격이 강하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티빙과 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다투고 있는 쿠팡플레이나 신규 사업자가 헐값에 왓챠를 인수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LG유플러스가 인수를 추진했던 만큼 왓챠가 보유한 기술과 데이터에 대한 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왓챠 MAU는 30만명대로 인수 자체가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기는 어렵지만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