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캠퍼스서 QD설비 반입식 가져내년 초 단계별 시가동 거쳐 양산 계획中 추격 속 'LCD→QD' 전환 가속도'초격차' 기술력 바탕 글로벌 시장 선도
  • ▲ 1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QD 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에서 여덟번째)이 다른 관계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 1일 충남 아산에서 열린 'QD 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에서 여덟번째)이 다른 관계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발표한 13조원 규모의 'QD 디스플레이' 투자가 본궤도에 올랐다. 중국의 LCD 공세에 대형 패널사업이 악화되자 '초격차'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날 충남 사업장에서 'QD 설비 반입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10월 투자 발표 이후 TV용 LCD를 생산하는 L8 라인의 일부 설비를 철거하고 QD 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클린룸 공사를 진행해왔던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이를 마무리하고 8.5세대 증착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설비 셋업에 돌입한다. 올 하반기 생산라인 셋업을 마무리하면 내년부터 단계별 시가동을 거쳐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젼까지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대한 총 13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의 방향을 기존 LCD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하고, 'QD'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간다는 계획이다.

    QD 디스플레이는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빛을 내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QD를 이용해 보다 풍부하고 정확하게 색을 구현할 수 있으며, 구조적으로도 유연해 폴더블 등 디자인 혁신도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정의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처럼 QD 디스플레이 전환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최근 중국의 디스플레이 추격이 매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 패널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대형 LCD 위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폰·TV 등 세트시장의 수요 정체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성과 LG 등 국내 패널업체들의 수익성 악화와 달리 중국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치킨 게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중국은 LCD 패권을 장악하자 OLED로 시야를 넓혀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BOE는 중소형 OLED 영역에도 손을 뻗치고 있으며 CSOT는 대형 OLED 진출을 공식 선언하는 등 중국 업체들의 OLED 투자도 매섭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국디스플레이협회는 이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LCD와 OLED 사업 초기처럼 혁신적인 기술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전환도 이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수익성이 떨어진 LCD를 접고 차세대 QD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이미 LCD 시장은 BOE가 출하량 기준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확고히 다져놓은 상태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대형 LCD 사업에서 손을 떼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를 끝으로 국내 8세대 LCD TV 전용 라인 생산 중단하고, 올 연말까지 국내 7세대 팹에서 TV 패널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탕정 LCD라인의 QD-OLED 전환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전환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분위기다. 이번 설비 반입 이후 올 하반기 생산라인 셋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단계별 시가동을 거쳐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생산라인 구축과 함께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 진입을 위해 QD 제품의 완성도와 양산성을 높이기 위한 막바지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또한 글로벌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도 전개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여년간 축적해온 LCD 대형화 기술과 퀀텀닷 분야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화질의 QD 디스플레이 양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QD를 기반으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격차를 벌린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패널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할 만큼 그룹에서 QD 디스플레이 사업에 거는 기대감이 높다. 경쟁 심화로 인한 공급과잉 및 패널가격 하락에 대처하기 위해 차세대 QD 디스플레이 사업화로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자연색에 가까운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QD는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성장 비전"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