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심의위,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에 보완의결특별건축구역 지정 대신 특화설계안 삭제 요구잠실 재건축, 건축심의 통과 난항에 사업 지연
  • ▲ 롯데건설이 지난 2017년 미성크로바 수주 당시 제시한 설계안. ⓒ 롯데건설
    ▲ 롯데건설이 지난 2017년 미성크로바 수주 당시 제시한 설계안. ⓒ 롯데건설
    서울 잠실 일대 재건축아파트들이 건축심의 통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시가 특화설계부문에서 불허 방침을 고수하면서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지난 10일 잠실진주아파트조합에 서울시 건축위원회의 심의결과를 통보했다.

    건축심의위는 '보완의결'을 통보하고 잠실진주아파트조합이 경관, 건축, 환경, 교통분야를 보완해 다시 건축심의를 신청할 것을 요구했다.

    잠실진주아파트가 가장 많이 지적을 받은 부분은 건축분야다.

    건축심의위는 올림픽공원 세계평화의 문에서 개방감을 확보할 수 있는지 눈높이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경관시뮬레이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아울러 도시미관을 고려해 올림픽공원에서 바라보는 랜드마크 주동 입면에 제시된 줄무늬 처리를 삭제하는 등 입면계획 개선도 지적했다.

    특히 그동안 서울시가 강하게 반대해온 스카이브릿지는 삭제하라고 지적했다. 올림픽공원내 상징물 '세계평화의 문'의 경관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고, 분양가 인상, 도시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스카이브릿지 등 특화설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통상 스카이브릿지는 사무용빌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으나 지난 2009년 주거용 빌딩에 처음 구현되면서 고급화 트렌드로 부상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주상복합 트라팰리스 이후 강남, 용산 재건축 아파트에 스카이브릿지가 도입되며 부촌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공사기술이 까다롭고 비용 부담이 커 분양가와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서울시가 칼을 빼들었다. 

    일조권이나 건축물 높이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해주는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주는 대신, 제시하는 스카이브릿지 삭제를 반드시 수용해야 하는 방식이다.

    조합 입장에서는 2~3년전 트렌드에 맞춘 설계안을 갖고 있으나 인허가 결정권을 가진 서울시 의견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주비 대출이자 부담 등을 따져볼때 사업지연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잠실 미성·크로바 역시 잠실진주아파트와 비슷한 이유로 설계안 변경을 추진중이다. 

    서울시에서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용적률이 276%에서 300%로 상향됐지만 미디어파사드와 커튼월 등 특화설계안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집값 안정화를 이유로 서울시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의견도 많다. 정부가 과도한 규제로 미래경관, 창의적인 건축물이 탄생하는 것을 막고 있어서다.

    강남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주변 경관을 저해한다는 이유만으로 스카이브릿지를 짓지 말아야한다는 심의위원회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혁신적인 디자인을 막고 집값만 연연해 성냥갑 아파트만 양산하는 것도 도시경관을 해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