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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집값 안정화대책 일환으로 용적률 상향을 통한 도심 고밀도개발 등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는다. 주택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지만 고층건물이 개발호재로 작용해 오히려 집값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주중 정부와 여당은 당정 협의회를 통해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내용을 확정한후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정부부처 합동으로 주택공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역세권 인근 2~3종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하고 준주거지역 용적률 상한도 기존 500%에서 최대 1000%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반주거지역에서 추진되는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대지면적 대비 건물연면적 비율인 용적률은 서울시 기준 300% 이하로 받을 수 있다. 또 경사가 높은 곳이 많은 재개발사업에선 230% 이하 용적률에서 사업을 할 수 있다.
용적률이 상향되면 산술적으로 주택공급이 현재보다 3~4배 가량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2018년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때 발표한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부지(8만5000㎡),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강남분원(7000㎡),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5만3000㎡) 등지의 용적률 상향을 통해 주택공급 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정부가 야심하게 준비한 용산 정비창 부지(약 51만㎡)도 기존 계획인 8000가구에서 1만 가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나아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주요 공공택지에 대해서도 용적률을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용적률을 상향하더라도 그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늘어나는 용적률중 절반은 임대주택 등 기부채납 조건이 붙을 경우 민간의 사업 유인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유휴부지가 많지 않은 만큼 도심 용적률 완화는 긍정적인 대책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임대주택 공급 등 조건부 용적률 완화 방안이 나오면 서울내 주택공급이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강남권에서 유휴부지 등을 최대한 끌어모아도 공급계획량이 2만가구 정도에 그친다"며 "단기간내 집값을 안정화시킬 정도의 주택물량 공급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주택공급을 늘리기 위해 아파트 용적률을 높일 경우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등 현재 사업 진행이 어려운 단지들도 용적률 상향으로 사업성이 좋아지면서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용적률 상향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효과를 보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면서 "용적률 상향은 곧 토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집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자칫하면 난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