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서비스 도입 가속도인건비 절감보다는 업무 효율성 확대 목적장기적으로 운용 인력 감소 불가피… 실업률 기록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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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의 '비대면 서비스' 성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고객 만족을 높이고 업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비대면 서비스 도입이지만, 사실상 고용절벽을 앞당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쇼핑몰과 편의점, 마트, 외식매장을 넘어 호텔·리조트에서도 앞다퉈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점포의 78% 수준인 약 110개 매장에서, 롯데마트도 전국 120개 점포 중 50곳에서 약 512대의 무인 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드라이브 스루, 모바일 주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경우 올해 비대면 주문건수가 크게 늘었다. 풀무원은 지난해 5월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을 취급할 수 있는 무인 판매 플랫폼 ‘출출박스’를 정식 론칭한 후, 10월에는 냉동 가정 간편식까지 구성할 수 있는 두 번째 모델 ‘출출박스 스마트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새롭게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한 곳들이 많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폴 바셋은 지난 27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주문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특급호텔, 리조트,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등 전 사업군에 걸쳐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 운영한다고 밝혔고,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영화관들도 잇따라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들은 단순히 영화 예매만이 아닌 F&B 주문과 픽업부터 영화티켓 확인까지 모두 무인화하는 등 영화관 전체를 '언택트 시네마'로 전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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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말하는 비대면 서비스 도입은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업무 효율성 강화가 목적이다.

    국내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가맹점 입장에서는 시설(키오스크 등) 투자가 얼마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지 고민해서 결정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본사 입장에서는 어차피 운용해야 하는 인력이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 강화 차원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 패스트푸드 브랜드 관계자는 "인건비를 줄이거나 늘리는건 비대면 서비스 없이도 매장에서 할 수 있다"며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 인력이 있기 때문에 비대면 서비스 도입이 바로 인력 감소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고 말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비대면 서비스의 도입은 운용 인력을 늘리기 보다는 유지,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에서 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몇년간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 고민하다가 키오스크를 설치했다"며 "작은 매장인데도 점심시간대 최소 3명 이상 필요했는데 무인 주문을 하다보니 2명으로도 운영이 된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6월 실업률은 전년 동기대비 0.3%포인트 오른 4.3%로 통계작성이 시작된 1999년 6월 이래 21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실업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만1000명이 늘어난 122만8000명으로 1999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경제활동인구는 2828만명으로 26만명 줄어 4개월째 감소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54만명 늘어난 1649만명으로 고용의 질과 양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

    OECD가 최근 내놓은 고용전망 보고서를 보면 코로나19가 연말까지 재확산없이 1차 유행으로만 그칠 경우 우리나라 실업률은 하반기 4.8%로 높아지고, 내년 상반기에는 다소 낮아져 4.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올 연말, 2차 대유행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나라 실업률은 올 하반기 5.1%까지 높아지고, 내년 상반기에는 4.7% 수준으로 전망됐다. 

    실업률이 연일 최악의 기록을 내고 있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가 방아쇠를 당긴 유통가의 비대면 서비스 확대는 앞으로 당분간 이같은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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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직원들이 많이 그만뒀고, 인력을 갑자기 채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서비스 도입이 가속화됐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일자리 감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은 맞지만 서비스를 아예 도입하지 않는 것도 힘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