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기업-정부 장벽 허물고 ‘시장 진입’ 가능한 생태계 조성 고대안암병원 내 상생구조 형성, 롤모델은 ‘샌디에이고 커넥트’아이디어부터 마케팅까지 ‘원스톰 플랫폼’ 구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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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새로운 의료기기 개발과 보급에 대한 전방위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국내 생태계에서 실질적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구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정부도 일련의 의료기기 관련 규제를 철폐하고 사업화 촉진 과정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는데 제한점이 많기 때문이다.이러한 상황 속 그간의 문제를 점검 및 조율해 병원 중심으로 연구개발에서부터 유통까지 책임지겠다는 목표가 세워져 주목된다.최근 본지와 만난 윤승주 고려대안암병원 의료플랫폼상생센터장(마취통증의학과)은 “수년 전부터 범부처 개념의 의료기기 발전방안이 나오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의 흐름이지만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 그 장벽을 허무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운을 뗐다.현 제도상 의료기기 산업 발전 전주기를 아우르는 방법론은 제시되지 않았다. 새로운 의료기기가 개발돼도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 대량생산이 가능한 장소도 찾기 어렵다.또 이를 해결한 대다수 업체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절차를 통과해 건강보험 코드가 생성돼 제도권에 진입하는 것까지를 최종 목표로 두고 있다.문제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만들었고 인정도 받았는데 어떻게 시장에 내놓아야 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윤 센터장은 “얼마 전 국내 10개의 의료기기 유통업체 및 임상시험 수탁기관과 대규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광역시도별 총판급의 업체들로 구성됐다. 새로운 의료기기가 만들어지면 이를 각 병원에 납품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협약은 유통망 확대 기반 신의료기술 도입 촉진을 통해 의료기기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시장 구체화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대규모 업무협약을 통해 다수의 의료 중심적 연구자들의 제품 개발 및 출시 관련 지원을 하고 해당 연구자들과 유통 및 임상연구 위탁 절차 완화의 세부 목표를 공동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샌디에이고 커넥트’ 롤모델, 전주기 원스톱 플랫폼 구현윤 센터장의 포부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해군기지 도시였던 샌디에이고를 세계적 바이오 클러스터로 만든 비영리 조직 ‘샌디에이고 커넥트’를 롤모델로 국내에서도 동일한 플랫폼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그는 “의료기기 개발은 10년 이상 걸린다. 이점을 인식해야 하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몇 년 내 성과를 얻길 원한다. 성공하기 어려운 근본적 이유다. 정부도 규제를 푼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 낮은 수가로 한계에 봉착한다. 결국 여러 문제들을 풀어야 하는데, 대안은 샌디에이고 커넥트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샌디에이고 커넥트는 캘리포니아주립대 출신 연구자들이 주도해서 만들었고, 기업가·투자자·지자체 등 산학연이 협력하는 구조다. ‘회비/후원, 기업 교육, 창업 기업의 성공, 기부, 교육에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핵심이다.윤 센터장은 “아이디어부터 마케팅까지 모든 절차를 아우른 원스톱 플랫폼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서 R&D, 규제, 임상, 보험 등 영역에서 조율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각 영역에서의 막힌 소통을 풀어주는 번역가가 필요하다. 그 영역을 책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