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평균 15.8% 줄어…NIM 하락 지속성장 정체 속 코로나 대비한 충당금 발목핵심 은행 부진 탓에 지방금융그룹 '타격'위기 속 비은행 계열사 이익 성장세 견고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작년 연간 성적으로 선방했던 지방은행들이 올해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역경기 악화와 저금리 장기화 속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공포가 경제를 짓누르고 있어 성장 정체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관련 미래 전망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며 2분기 충당금을 확대한 것도 순이익 하락을 견인했다. 

    ◆순이익 하락폭 15.8%…코로나19 대비 보수적 충당금 적립 탓

    부산, 대구, 경남, 광주, 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의 올해 상반기(1~6월) 순이익 하락폭은 작년 2분기 대비 평균 -15.8%로 집계됐다.

    5대 은행 중 덩치가 가장 큰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순이익이 각각 -20.0%, -22.1%로 가장 큰 폭 감소했다. 

    대구은행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상반기 이자이익이 -3.6% 감소한 데다, 판매비와 관리비가 2.9% 증가한 게 순이익을 갉아먹었다.

    특히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2분기 236억원의 충당금을 늘려 타격이 컸다. 이에 2분기 충당금전입액은 총 696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2%(332억원) 급증했다.

    부산은행도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충당금전입액이 작년 2분기 234억원에서 올 2분기 463억원으로 97.9%로 뛰었다.

    여기에 더해 이자이익이 -3.9% 줄고 판매비와 관리비가 12.8% 증가했다. 2분기 희망퇴직 비용으로도 182억원이 지출됐다. 

    1분기까지 선방했던 광주은행과 전북은행도 2분기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았다. 두 은행의 순이익 하락폭은 각각 -6.7%, -17.3%로 역시 충당금이 발목을 잡았다.

    광주은행은 상반기 이자이익이 1.4% 소폭 늘었으나 판매와 관리비가 3.8% 증가했고, 2분기 충당금 89억원을 추가로 쌓았다. 이에 충당금전입액이 1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4.0%(89억원) 급증해 순이익을 떨어뜨렸다.

    전북은행도 상반기 이자이익이 2.7% 증가했으나 판매와 관리비가 7.6% 늘어난 데다, 충당금 또한 61억원 추가 적립해 충당금전입액이 2분기 206억원으로 확대됐다.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0.50%까지 떨어지면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부산은행은 1분기 1.94%에서 2분기 1.88%로, 같은 기간 대구은행은 1.86%에서 1.79%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경남은행은 1분기보다 0.01%포인트 상승한 1.83%를 기록했다.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은 은행권 중 가장 높은 NIM 수준을 나타냈다. 광주은행은 1분기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2.26%를, 전북은행은 순이익 하락에도 불구 두 분기 연속 2.47%를 유지했다.

    ◆은행 부진에 그룹 실적 하락세…비은행 호조로 충격 완화 

    핵심 계열사인 은행 실적이 고꾸라지면서 모(母)회사인 금융그룹도 모두 실적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BNK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지배지분)은 3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감소했다. 코로나19 관련 은행 합산 255억원의 추가 충당금 외에도 라임 펀드 보상으로 116억원이 적립된 게 영향을 미쳤다.

    DGB금융도 상반기 -5.9% 감소한 18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방금융그룹 중 그나마 감소폭이 가장 적었지만 JB금융보다 순이익이 뒤처지며 덩칫값을 못했다. 

    J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7.8% 감소한 1882억원이다. JB금융은 코로나19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한 1분기에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으나 2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나마 지방금융그룹이 더 큰 순이익 하락세를 피한 것은 비은행 계열사의 양호한 이익 성장 덕분이다. 이에 그룹 비이자이익은 증가세를 보였다.

    DGB금융의 비은행 계열은 상반기 총 89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 각각 전년 대비 56.7%, 48.0%, 22.4% 증가한 우수한 실적을 냈다.

    경기 둔화와 금리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견된 은행을 대신해 비은행 계열을 강화한 결실이다. 그룹 누적 손익에서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39.2%로 늘었다. 은행은 60.8%로 줄었다. 

    DGB금융이 2분기 충당금을 그룹 차원 179억원, 은행 236억원을 추가 적립했음에도 불구 비은행 실적 증가로 전체 순이익 감소 폭을 그나마 줄였다.

    BNK금융의 비은행 계열도 상반기 18.4% 증가한 78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증권과 캐피탈 순이익이 각각 14.0%, 77.2% 증가한 덕이다.

    특히 계열사에서 엘시티 등 프로젝트파이낸스(PF) 수수료 및 주식·채권 위탁매매 수수료 증가로 그룹 수수료이익이 57.4% 급증하며 비이자이익 호조를 이끌었다.  

    지방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응하고자 충당금을 많이 쌓은 영향이 가장 컸고, 이러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은행의 수익성 하락에 대비해 비은행 확대 전략과 비이자 부문 육성에 더 힘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