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할부 프로그램 1년 중 2개월 면제… 총액 16% 할인일시불로 아이코스 기기 사는 것보다 할부가 더 저렴해져국민건강증진법 개정되기 전 기기할인… 점유율 확대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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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할부 혜택을 늘리는 등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섰다. 기존 월정액 할부 프로그램인 ‘아이코스 온(IQOS ON)’의 할부기간 12개월 중 2개월 비용을 아예 무료로 하는 할인 행사를 진행한 것. 

    이를 감안하면 아이코스 기기를 일시불로 사는 것 보다 할부로 사는 것이 더 저렴해진다. 

    업계에서는 전자담배 기기의 할인이 금지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의 통과 이전에 필립모리스가 대대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한국필립모리스 등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달 말부터 ‘아이코스 온’의 2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총 12개월 할부 중 2개월을 무료로 감면해주는 것이 골자다. 할인금액만 16%에 달한다. ‘아이코스 온’이 출시된 것은 2018년이지만 할부에 대한 할인을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코스3 듀오’ 제품의 경우 지금까지 월 9100원을 12개월 동안 지불해 총 10만9200원을 내야 했지만 11, 12개월째 할부가 무료로 전환되면서 총액이 9만1000원이 됐다. 이는 기기등록 할인을 받아 일시불로 구매하는 9만9000원보다 더 저렴한 금액이다. 

    마찬가지로 ‘아이코스3 멀티’ 제품은 월 7100원, 12개월 간 총 8만5200원을 지불해야 했지만 2개월 할부 무료가 적용된 이후로는 7만1000원만 내면 된다. 이 역시 기기등록 할인을 받아 일시불로 구매하는 7만9000원보다 싸다. 

    ‘아이코스3 듀오’와 ‘아이코스 멀티’를 동시에 구매하는 패키지의 할인 폭은 더 커진다. 월 1만6100원인 이 제품의 할부 총액은 2개월 할인 적용시 16만1000원으로 두 제품을 각각 일시불로 살 때보다 1만7000원 저렴하다. 

    할부가 일시불보다 싸지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셈이다. 심지어 ‘아이코스 온’은 기기 외에도 액세서리 쿠폰 1만원권을 추가로 지급한다. 일시불은 홀더블레이드 파손시 1회 기기 교환에 그치지만 정액제 이용자에게는 홀더 2회, 포켓충전기 1회 등 더 많은 AS 기회를 제공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확연하게 이득이 되는 셈이다. 이는 사실상 할부 가격 인하로 받아들여지는 중이다. 필립모리스 측은 “2개월분 무료 혜택은 추후 공지시까지 적용될 것”이라며 기간을 명시하지도 않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아이코스의 점유율 하락을 고려한 프로모션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에 비해 아이코스의 신제품 출시나 성능 변화가 많지 않아 점유율 하락을 겪어왔기 때문에 사실상 점유율 확대를 위한 기기 할인으로 보인다”며 “일시불이 아닌 정액제에 할인이 집중되는 것도 할부기간 동안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필립모리스의 정액제 ‘아이코스 온’은 계약기간 1년 내 양도가 불가능한 상품이다. 이 기간 내 제품의 양도나 중고판매는 약관위반으로 정상적 서비스를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필립모리스가 일시불보다 할부에 할인을 집중하는 이유다.

    필립모리스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의 시행을 고려했다는 해석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전자담배의 기기할인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아이코스 온’의 할인을 비롯한 전자담배 기기할인 행사는 모두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필립모리스 측은 “할부 고객을 더 늘리고자 하는 목적보다는 다양한 혜택과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