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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한 모습이다. 특히 국내 빅5 증권사들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이른바 '동학개미'가 일등공신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미래에셋대우 3041억원, 한국투자증권 2958억원, NH투자증권 2305억원, 삼성증권 1317억원, KB증권 1515억원, 메리츠증권 1557억원, 키움증권 2215억원, 하나금융투자 125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 실적 만회는 물론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루며 기염을 토했다.
선두에 선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은 전년(2194억원)보다 38.6% 늘어난 304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1899억원 중 국내물 관련은 1536억원, 해외물은 363억원으로 각각 36.4%, 18.3% 증가했다. 해외 주식 잔고는 3조1000억원 늘어난 1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적자였던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29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들어 주요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1분기 적자 요인이던 파생상품과 해외펀드 평가 손실을 대부분 회복했다. 또한 국내 주식 투자자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부문 수수료 수익 호조도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나머지 빅5 증권사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들의 합산 순이익은 1조1136억원으로 사상 처음 분기 순익 1조원대를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은 전년(1073억원)보다 114.3% 늘어난 2305억원, KB증권은 같은 기간(880억원)보다 62.7% 증가한 151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증권은 1317억원으로 전년(962억원) 대비 36.9% 늘었다. 특히 삼성증권은 국내외 주식거래 활성화로 수탁 수수료는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외 주식 수탁 수수료는 지난해보다 각각 139%, 184% 늘었고, 순수탁 수수료는 1638억원을 기록했다.
동학개미 열풍이 이번 증권사들의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브로커리지 강자 키움증권은 특히나 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키움증권의 2분기 당기순익은 2215억원으로 지난해(531억원)보다 무려 316.9% 급등했다.
이외 증권사들도 2분기 호실적을 올렸다. 메리츠증권은 전년(1459억원) 대비 6.7% 증가한 1557억원, 하나금융투자는 전년(903억원) 대비 39% 늘어난 1257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증권사들이 깜찍실적을 거둔 것은 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세에서 주식 저가 매수를 노린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대거 증시에 뛰어들면서 사상 최대 거래대금과 증시대기 자금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환경이 마련됐다. 2분기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지난해 동기 대비 45.5% 급등한 21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2분기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매수액은 15조8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등 라임 펀드 사태에 연루된 증권사들은 비용이 발생하면서 부진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와 라임 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판매분 손실 비용이 대거 발생하면서 전년(467억원) 대비 77.6% 줄어든 1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2분기 당기순손실 283억원으로, 전년(388억원)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관련 충당부채 등 총 938억원의 일시적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주식 거래대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증권사 브로커리지 부문 호조가 예상돼 3분기 실적도 밝게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코스피 증권업의 3분기 1개월 수익률 전망치는 18.26%로, 전년 동기 대비 38.65% 증가를 예상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 강세가 지속되면서 3분기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은 25조9000억원으로 2분기 대비 19.1% 증가했다. 해외주식 거래도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지수가 회복되면서 ELS 조기상환 수수료도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