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시장 겨냥·코로나19 보복소비 공략까르띠에, 티파니, 페리가모 등 이달 인상경기침체에도 올해 상반기 명품 9.2%↑
  • ▲ 태그호이어 로고
    ▲ 태그호이어 로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콧대높은 명품들의 가격은 오르고 있다. 가을 혼수철을 앞두고 까르띠에, 불가리에 이어 예물 시계로 인기가 높은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TAG Heuer)가 가격 인상에 나선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태그호이어는 9월달부로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4% 인상하기로 했다. 2018년 이후 약 2년만이다. 이번 인상은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원·유로 환율 변동 등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관련해 국내 매장에선 가격 인상 내용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고객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다.

    까르띠에도 다음달 전품목의 가격을 올린다. 지난해 7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인기 웨딩밴드로 꼽히는 러브링 및 발롱 블루 드 까르띠에 워치·탱크 솔로 워치 등도 인상품목에 포함됐다.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도 지난 6월 일부 가격을 7~11% 올렸다. 또 이탈리아 보석 브랜드 불가리도 지난달 1일 주얼리·시계 등의 가격을 평균 4% 인상을 단행했다.

    가방도 마찬가지다. 페라가모는 이달 14일 가방과 신발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5~12% 올렸고 셀린느도 같은달 10일 평균 10% 인상했다. 크리스챤 디올도 지난달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샤넬, 구찌, 티파니앤코 등도 올해 상반기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업계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명품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이유로 억눌린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보복소비를 지목했다. 보복소비란 억눌린 소비 욕구가 소비로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에도 명품 수요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주요 백화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여성 캐주얼(-34.9%)과 남성 의류(-23%) 등 패션 상품군이 고전하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이 14.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가 5월 발표한 코로나19 시나리오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전 세계 10대 명품 시장에서 가장 타격을 덜 받는 국가로 분석됐다. 글로벌 전체 시장이 전년 대비 18%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한국은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1%)이라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명품 업체들의 계속되는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객 감소로 현지 매출이 줄어든 명품 브랜드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해 가격 인상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