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가용 병상 10개 수준, 대전 등 5개 지자체는 병상 ‘無’전공의 84% 휴진에 이어 가운 벗는 대학병원 교수들 좁혀지지 않은 의정 갈등 지속… 피해는 환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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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대란이 현실화됐다. 코로나19 중증환자가 늘어나 병상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의정 갈등으로 인해 의사들이 병원을 떠났다. 코로나 확진자는 물론 타 질환자들의 치료도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실정이다.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집계자료에 따르면, 1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전일 대비 25명 늘어 104명이다.위·중증 환자 100명대 진입은 곧 국내에서 공급할 수 있는 ‘병상 수의 한계’를 뜻한다. 물론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이 예측했던 수치이지만 고령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문제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정부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중환자 치료를 위해 확보한 병상은 총 517개다. 이 중 55개(10.6%)만 여유가 있다. 그마저 인력, 장비 등 의료자원을 모두 갖춰 즉시 입원 가능한 병상은 39개에 불과하다.확진자 급증하고 있는 수도권 내 중환자 치료 병상은 193개 가운데 16개(8.3%)만 비어있다. 당장 입원할 수 있는 가용 병상을 놓고 보면 서울 5개, 인천 2개, 경기 3개 등 수도권 지역을 다 합쳐도 10개뿐이다.대전, 강원, 광주, 전북, 전남 등 5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는 중환자가 병상이 남아 있지 않다. 코로나19 중증환자 발생 시 타 지역으로 전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효율적 대응이 사실상 어려운 단계다.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일 회의 모두발언에서 “중증환자의 급속한 증가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명이라도 더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중증환자 병상 확보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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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파업, 낭떠러지 놓인 환자들코로나19 중증환자 급증으로 인해 병상부족 문제가 현실화된 상황 속 의료계 파업이 지속되고 있다. 가뜩이나 신종 감염병 대응으로 적기에 치료받기 어려운 시기인데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한민국 의료체계는 ‘총체적 난국’이다.어제(31일) 보건복지부가 전국의 전공의 수련기관 200곳 가운데 151곳의 근무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 7975명 가운데 6688명이 근무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 휴진 비율은 83.9%로, 지난 28일(75.8%)보다 8.1%p 상승했다. 전임의(펠로)는 휴진율이 32.6%였다.여기에 대학병원 교수들도 파업에 참여하는 양상을 보여 분위기가 심상찮다.교수급 의료진의 첫 단체행동은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들이 시작했다. 이들은 대한의사협회가 예고한 오는 7일로 예정된 전국의사 총파업에 맞춰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다.서울성모병원 외과는 내부 회의를 열어 정부가 전공의에 내린 업무개시명령에 항의하고 정책 재논의를 촉구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서울성모병원 외과는 “우리 의국 교수들이 전공의와 전임의의 행동을 지지하고 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한 첫 번째 단체행동이다. 향후 정부의 반응과 파업 지속 여부에 따라 지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들 역시 그 가능성이 열린 상태다. 이미 이번 주부터 ‘진료 축소’를 유지하고 있다.이들은 “31일부터 1주일간 외래와 시술 등의 진료를 축소하고 입원환자 진료에 집중할 것이다. 그 이후에도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외래 진료를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이 밖에도 전국 국립대, 사립대 의과대학 차원에서 전공의를 지지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 중인 상황으로 의정 대립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이러한 상황 속 심각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환자들의 울분은 더 커지고 있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와 의사들 간의 강대강 충돌은 결국에는 파국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정부와 의사들이 아닌 살기 위해 오늘도 병마와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는 환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환자를 볼모로 잡고 치킨게임을 이어가고 있는 의료계와 정부에 유감을 표명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환자들, 특히 암환자들은 불안감에 쌓여있으며 이미 그 피해가 크다. 대립을 멈추고 의료체계 가동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