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산, 코로나19 장기화 리스크 부담"기안기금 1호, 아시아나… 채권단 관리체제로인력 구조조정 당분간 無…컨설팅 후 노선 정비
  • 산업은행이 11일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종료를 공식화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향후 아시아나의 정상화를 거쳐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는 기간산업안정자금 2조4000억원이 투입된다. 채권단 관리 하에 ▲노선조정 ▲내부원가절감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기안기금 1호, 아시아나…2.4조 투입 

    산업은행 최대현 부행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관련 금호산업에서 현산 측에 계약해제가 통보됐다"면서 "매각과정을 함께했던 채권단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산업경쟁력강화회의를 통해 아시아나 매각 이후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산은이 주도하고 있는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 역시 회의를 열고 아시아나에 2조4000억원의 지원금을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딜 무산에 대한 현산의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최 부행장은 "근본적으로 작년 11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당시) 의지와 관계없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리스크를 현산이 부담하기 어려웠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단은 8월26일 마지막 최고경영자간 면담서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현산 측은 재실사 후 거래종결 논의 고수했다"고 덧붙였다. 

    현산이 계약금으로 납부한 2500억원을 두고 법정다툼이 예상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금호산업과 현산은 상대방 귀책에 따른 계약무산을 주장중"이라며 "여러 소송이 진행될 개연성을 고민하고 있지만 재매각 등 진행상황을 보고 채권단이 대처할 것"이라 말했다. 

    ◆ 채권단, 경영권 확보→구조조정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무려 2조4000억원 규모의 기안기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은 딜 무산에 따른 시용등급하락을 막기 위해서다. 

    최대현 부행장은 "매각 무산으로 인한 신용등급 하락땐 일시상환 요구가 몰리는 크로스디폴트가 실현될 수 있다"면서 기안기금과 자본확충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권단은 먼저 8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출자 전환을 통해 아시아나 경영권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 경우 채권단의 아시아나 지분율은 37%로 최대주주가 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30.77%,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1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 정상화 과정서 금호산업, 나아가 금호고속에 대한 채권단 관리도 예고했다. 이 과정서 대주주의 고통 분담 원칙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향후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매각 등 사업 구조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과정서 당장 인력감축은 없을 전망이다.  

    최 부행장은 "아시아나는 올초부터 임직원들이 순환휴직, 유급휴직, 임원 급여반납 및 삭감 등 최대한 자구노력을 이행 중"이라며 "추가 자구계획은 외부 컨설팅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아시아나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에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산은 회장에 유임돼 이날부터 3년 임기를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