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7만1200원 거래 시작… 6개월새 730% 급등'그린뉴딜' 관련주 수혜… 수소충전소 앞선 기술력 확보누적 영업손실 272억 부진… 주력 변압기 시장악화 탓
  • ▲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미쓰비시의 초고압변압기 공장(MEPPI) 전경.ⓒ효성
    ▲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미쓰비시의 초고압변압기 공장(MEPPI) 전경.ⓒ효성
    효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효성중공업이  '그린뉴딜'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하지만 주가 급등에도 업계 속내는 복잡하다. 고공행진하는 주가와는 달리 주요 먹거리인 초고압 변압기 시장은 몇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효성중공업 주가는 7만12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올들어 지난 3월 19일 8530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730%나 오른 것이다. 지난 4일에는 7만75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같은 반등은 효성중공업이 정부의 '그린뉴딜' 관련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효성중공업은 풍력발전, 수소에너지 사업을 비롯해 전력저장장치(ESS) 제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등 공급부터 유지보수까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수소충전소 분야에서는 가장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력사업과 건설사업을 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국의 수소차 충전소 가운데 약 40%를 건립하는 등 관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독일의 린데그룹과 손잡고 수소충전소도 건립하기로 했다.

    효성은 지난 2008년 수소충전소 보급 사업으로 수소산업에 뛰어든 이후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보급에 이르기까지 탄탄한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가 '수소경제' 비전을 구체화하자 수소전기차용 연료탱크의 핵심부품인 탄소섬유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주가 급등에도 신중한 모습이다. 주가와는 다르게 효성중공업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실제 효성중공업의 중공업 부문은 최근 몇 년 간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2017년까지 매 분기 100억~300억원을 기록하던 중공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부터 고꾸라졌다. 

    지난 1분기 영업손실은 56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영업이익 217억원) 적자전환했고, 매출은 6381억원으로 32.53% 감소했다. 중공업 부문은 766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적자폭이 6배 늘어났다. 2분기 영업이익은 593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0.5% 증가했으나 누적 영업손실은 2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속적 적자는 중공업 부문의 주요 먹거리인 초고압 변압기 사업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시장인 미국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강화하면서 수입 초고압 변압기에 대해 40~6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 미국은 최근 2021년부터 최대 6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효성중공업은 중공업 부문의 지속적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 대미 수출 감소를 극복하고자 지난해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4650만달러(약 5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공행진하는 주가와는 달리 효성중공업의 사업환경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부진한 사업 규모를 줄이고 탄소섬유 등 미래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