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매출 1조360억원… 전년比 8.5%↑영업익 0.02%↓ 단기순이익 40%↑코로나19여파에도 성장·日 불매운동에 탑텐 인기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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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통상이 지난해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경기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해외 브랜드에 밀려 패션시장이 업황 부진을 겪는 가운데 보기 드문 성장세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통상은 지난해(제52기 사업연도(2019년 7월~2020년 6월)) 매출이 1조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98억원으로 전년보다 0.02%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73억원으로 40%나 증가했다. 해외법인 매각으로 이익이 늘었다고 회사는 공시했다.
수익성 지표도 나쁘지 않다. 코리아패션인텍스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61개 패션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72%이다. 반면 신성통상의 최근 3년간 영업이익률은 2018년 2.36%, 2019년 4.28%, 올해 3.84%를 기록했다.
신성통상은 1968년 설립된 니트의류 수출기업으로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의 수출을 통해 성장해왔다. 그후 남성복 지오지아·올젠·앤드지, 캐주얼 브랜드 폴햄·엠폴햄,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탑텐 등을 잇따라 론칭하면서 국내 패션시장 전면에 등장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국 국가대표팀의 롱패딩 제조업체로 유명세를 얻었고 늘어난 판매가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신성통상의 패션 사업부문 매출은 6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신성통상의 탑텐이 떠오르면서 성장을 기인한 것도 있다. 유니클로가 불매 타깃이 되면서 지난해 적자전환했지만 탑텐은 올해 상반기 매장 수 348개를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약 78개 늘어난 수치다.
탑텐과 함께 남성 캐주얼 브랜드 올젠도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 1994년 론칭 이래 25년 만이다. 배우 원빈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적극적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신성통상은 자체공장의 생산 비중을 확대, 원가를 절감한 것도 호실적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니트와 우븐 라인까지 전 복종 생산이 가능한 미얀마 공장에서 브랜드 물량의 70~80%를 제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남미,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제조공장이 10여개가 넘는다.
다만 의류 수출부문의 매출은 3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연 수출금액 3억6000만달러 가운데 2억달러의 주문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신성통상이 해외 브랜드 전개가 아닌 자체 브랜드로만으로 연매출 1조원을 거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계속되면서 패션시장에 매각, 폐업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성통상의 연매출 1조는 의미가 크다"면서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앞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