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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일부 종목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이슈성 종목의 경우 호재가 사라지면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품절 사태를 일으키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롱패딩(일명 평창 롱패딩)의 제조사인 중견 의류회사 ‘신성통상’의 주가가 제품 출시 후 큰 폭으로 올랐다.
신성통상은 평창올림픽의 공식 지난달 26일 평창 롱패딩을 출시했다. 이후 때이른 추위가 찾아오면서 롱패딩 열풍이 불자 ‘가성비’가 좋은 평창 롱패딩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평창 롱패딩은 올림픽 라이선스 제품으로 제조사(신성통상)와 판매처(롯데쇼핑)가 지정돼 있어 과도한 유통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며 “완판이 가능한 3만벌 한정판으로 생산해 남는 재고부담이 없어 처음부터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신성통상은 브랜드 기업이기도 하지만 베트남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는 의류 OEM 기업”이라며 “평창 롱패딩도 베트남 생산설비를 이용해 국내보다 낮은 생산 원가로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추위가 시작된 이달 16일부터 신성통상의 주가는 본격적으로 상승세에 올랐다. 당초 800~900원대의 ‘동전주’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신성통상은 지난 16일 주가가 15% 이상 뛰면서 100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신성통상은 지난 27일 1385원으로 마감하면서 한 달 새 45% 급등했다.
앞서 주요 국제대회 이슈에 맞춰 주식시장에는 여러 테마주들이 거론되곤 했다.
국내에서 개최되지 않는 대회라도 마찬가지다.
가령 지난해 열린 리우 하계올림픽 때는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경기를 보면서 자주 찾는 ‘치맥’ 관련주, TV 시청률 상승 기대에 따른 홈쇼핑 관련주들이 테마주로 지목됐다.
하지만 막상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이들 종목들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만이 리우 올림픽 기간 동안 6%대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이는 올림픽 효과가 아닌 영업이익 호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평창올림픽 관련주들도 신성통상 외 다른 종목들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림픽 이전부터 시장에서는 평창 올림픽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측되는 관련주가 다수 언급됐지만 대부분 여러 이유로 조정을 받았다.
먼저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 소재 숙박시설인 용평리조트와 인근 지역 관광객 유입효과가 예상된 강원랜드, 개최지 리조트 개발 참여사인 신원종합개발과 태영건설 등이 당초 수혜주로 언급돼 왔다.
이와 함께 2024년까지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하고 있는 SBS미디어홀딩스와 평창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를 구축한 쌍용정보통신 등도 관련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두고 이들 종목들은 유의미한 상승세를 보이진 못하고 있다. 북한 리스크로 평창 올림픽에 대한 대외적 관심도가 떨어진데다 일부 종목은 자체 악재가 겹치면서 수혜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이는 과거에 비해 국제 스포츠 대회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탓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평창 롱패딩 등 일시적으로 인기를 끄는 상품에 대한 반응이 일어날 뿐 올림픽 자체에 대한 파급효과는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관련주의 경우 실제 평창 올림픽 효과를 어느 정도 받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유성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에 대해 “최근 매출총량제로 인한 보수적 영업환경과 평창 올림픽 기부금으로 조정을 받는 구간”이라며 “내년 평창 올림픽과 워터파크 개장으로 보다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돼 점진적 우상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림픽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유통 관련주 등이 반사효과를 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드 여파로 감소했던 중국인 관광객 수 증가는 내년 시진핑 주석이 평창 올림픽에 참석할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른 유통, 숙박, 화장품 관련주의 개선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