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판 많지만 경제 성장에 혁혁한 공 세웠다""아시아나 노조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회생 논의할 것""제주항공, 기안기금 신청 땐 검토…이스타 자격 안돼"
  • 산업은행 수장으로 27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이동걸 회장은 임기 '2기'를 맞아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 위기 극복과 글로벌 기업 육성을 꼽았다. 스타트업 투자를 넘어 스케일업(Scale-up)으로 투자를 끌어올려 제 2의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배출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2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서 "요즘 TV광고에 '가만히 앉아있음 배우자가 땅에서 솟아나냐'라는게 있더라"면서 "다음 50년을 책임질 미래기업은 가만히 있는다고 솟아나지 않는다. 60~70년대 산업정책처럼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돌이켜보면 재벌이라고 하는 대기업이 비판을 많이 받는데 (경제 성장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서 "대기업이 우리 경제 성장 동력이 돼서 30년 경제를 이끌었는데 이 기업들이 허공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정부의 엄청난 투자와 지원 결과다"고 강조했다. 

    그는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해 10년 전 중국 화웨이는 깡통 전화교환기를 만들던 회사였다. 중국이 우리의 산업화시대의 정책을 그대로 따라한 결과 우리보다 첨단산업, 디지털화에서 앞서가고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메가세븐 클럽을 설립했다. 산은이 중심이 되어 벤처투자기관 7곳과 뜻을 모았다. 올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VC자회사 설립을 위해 현지 법인을 냈다. 국내 기업 투자 규모가 워낙 적다보니 덩치를 키우고 해외 투자도 견인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쿠팡도 컬리도 잘나가는 기업은 외국서 투자한다"면서 "외국서 키워주는 건 고맙지만 우리 스스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아직까지 적자고 업력이 짧아 일반 금융시장서는 대출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기업들을 스케일업 투자로 적극 키우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직면한 기업 구조조정에 관해선 낡은 관행을 버리고 노사 간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최근 한국GM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하며 임금인상을 요구하는데 대한 비판이었다. 이 회장은 ▲임단협 다년간 계약 ▲호봉제 재검토 ▲기업구조조정 사회안전망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노딜 선언한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선 "빨리 안정화는 추진하자는 게 급선무"라면서 "노조와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노사 채권단이 어떻게 아시아나를 건전한 기업으로 회생시킬까 하는 대화를 나눠볼 것"이라 말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에 관한 신용평가사의 등급평가 과정서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기안기금 투입 결정으로 신평사들이 아시아나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중"이라며 "필요하다면 추가 자금 확충을 검토할 것인데 일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LCC 가운데서는 제주항공의 경우, 기안기금 신청시 지원여부를 검토하겠지만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완전자본잠식상태로 지원 요건에 충족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뉴딜펀드는 오는 12월 중 출자사업을 선정하고 내년 1분기 중 펀드운용사를 선정해 추진하겠다고 공개했다. 

    이 회장은 최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출판기념회 논란과 관련해 "국책은행 수장으로 발언에 신중하겠다"면서 "원칙에 입각해 공정하게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