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파워보드 발열로 9434대 올레드TV 리콜 결정...지난해 판매량의 43% 차지중국서 판매량 4위 불과한데...리콜 리스크 영향 불가피소니-中업체들에 또 다시 시장 내줄 판최대시장 '유럽'까지 리콜 이슈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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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국내에 이어 중국에서도 올레드(OLED)TV 파워보드 발열로 인한 리콜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어려웠던 중국 현지에서의 경쟁에 험로가 예상된다. 이미 1위 소니를 비롯해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등 후발주자들이 중국시장에서만큼은 LG를 앞서는 상황이라 이번 리콜 사태로 향후 시장 공략에 빨간불이 켜졌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결함제품관리센터'는 LG전자가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판매한 올레드TV 13개 모델을 리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올레드TV 파워보드에서 과열 현상이 발생해 TV 뒷면 커버에 녹음과 그을림 등이 생기는 등의 위험성이 커져 결정된 조치다.LG전자는 앞서 지난 7월에도 같은 이유로 국내에서 판매된 올레드TV 6만 여대의 리콜이 진행됐다. 문제가 발생한 해당 부품을 사용한 제품에 무상으로 부품 교체가 이뤄진 것이다.당시 LG전자는 이 같은 문제가 국내에서 판매된 일부 제품에서만 발생한 이슈라고 선을 그었지만 결국 사태는 중국은 물론이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까지 확산됐다. 해당 제품의 리콜 조치를 홈페이지에 공지하고 파워보드 무상교체를 진행하고 있다.이번에 중국에서 문제가 된 제품 수량은 9434대 가량으로 알려졌다. 국내 리콜 대상수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국 현지에서 팔려나간 LG 올레드TV의 전체 판매량을 고려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국내보다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시장조사업체 옴니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LG전자는 중국에서 2만2500여 대의 올레드TV를 판매했다. 앞서서도 매해 2만3000~2만5000대 가량의 TV가 중국시장에서 판매됐다.이를 감안하면 이번에 LG전자가 리콜하는 대상 제품은 한 해 판매량의 40%를 넘는 수준으로 무게감이 적지 않다. 이번 리콜로 지난해 LG전자가 중국시장에서 판매한 올레드TV의 절반 가까이가 의미 없는 숫자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무엇보다 경쟁이 치열한 중국시장에서 LG TV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할 리스크를 짊어지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중국 OLED TV 시장은 북미나 유럽 등 주요 시장 대비 아직은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일본의 소니를 비롯해 중국 TV 제조사들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OLED TV의 선구자이자 글로벌 1등인 LG가 유달리 죽을 쑤고 있는 시장이다보니 보다 경쟁력을 더 발휘해야 승산이 있는 곳이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LG 올레드TV 점유율은 12%로 소니와 스카이워스에 이은 3위였다. 지난해 중반쯤 하이센스가 OLED TV를 본격 출시하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하이센스에 마저 자리를 내주는 분위기가 굳어지며 중국 내에서 LG 올레드TV는 판매량 4위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이런 중에 발생한 리콜 이슈는 LG전자의 향후 중국 TV사업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OLED TV와 같은 프리미엄TV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길목에 자칫 신뢰성을 잃을 수 있는 위기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중국에 이어 이번에는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도 LG 올레드TV 발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북미와 함께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에서의 향후 조치에 주목하고 있다.최근 EU의 행정부 역할을 맡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홈페이지를 통해 LG 올레드TV의 발열 문제에 대해 위험성을 고지했다. 이번 공지에 언급된 대상은 올레드TV 5가지 모델(OLED65B7, OLED65C7, OLED65E7, OLED65E6, OLED65W7)로, 이들 TV가 동작하는 중에 파워보드 과열로 정상 작동되지 않거나 뒷면에 열이 발생해 접촉 시 화상을 입을 수 있고 연기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해당 제품들이 판매된 유럽 국가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주요 국가를 포함해 총 15개국이다. 문제가 될 수 있는 제품들의 전체 판매 규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유럽시장은 LG를 비롯해 OLED TV 전체 중 수요가 가장 큰 곳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유럽은 전체 OLED TV의 약 45%가 판매되는 최대 시장으로, 1등 LG의 리콜 이슈가 큰 파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