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민병두 전 의원·유광열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거론정지원 이사장 연임 가능성도 제기돼
  •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이사장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금융 유관기관 중 가장 먼저 수장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앞서 2017년 거래소 이사장에 선임된 정지원 이사장은 오는 11월 1일 지난 3년간의 임기가 종료된다.

    신임 이사장 인선과 관련 본사가 위치한 부산 지역 정서와 부합하면서도 이사장 자리에 적합한 이렇다 할 금융전문가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8일 임원추천위원회가 예정됐지만 전주 금융위원회의 통지로 무기한 연기된 것도 이같은 사정이 깔렸다는 전언이다. 내주 금융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인선 작업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인물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이다. 손 부위원장은 실력파들이 즐비한 경제관료 중에서도 엘리트로 꼽히는 금융정책통이다. 1989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기획재정부·청와대·금융위 등을 거친 정통 경제 관료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뒤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조부와 부친 모두 장관급 공직에 있었다. 부친은 관선 경기도지사와 부산직할시장을 거쳐 전두환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맡았던 손재식 전 장관이다. 조부는 1948~1952년 첫 대전시장이자 초대 민선 대전시장을 역임한 손영도 전 시장이다.

    차관급 공무원이 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하는 관행상 손 부위원장이 차기 이사장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사실상 3대째 차관급 이상 고위 관직의 대를 잇고 있는 손 부위원장 측에서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거론된다. 민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3선 의원(17·19·20대) 출신으로 정무위원회에서 8년간 의정활동을 했다. 지난 2018년 7월부터 20대 국회가 끝난 지난 5월까지 정무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다만 민 전 의원과 관련 지난 4·15총선 과정에서의 정치적 잡음은 부담으로 평가된다. 민 전 위원장은 미투 의혹이 제기되면서 민주당 서울 동대문을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사전투표 직전 민주당 장경태 당시 후보와 단일화를 실시한 바 있다.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본인이 공식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 전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더이상 후보로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최 전 의원은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비상임자문을 맡고 있다.

    유광열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사도 거론된다. 유 전 수석부원장은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냈고 2017년부터 지난 6월까지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했다. 정 대사는 1984년 행정고시(28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뒤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정지원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래소 정관에는 임원 임기를 3년으로 하며, 1년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과거 김봉수 이사장의 1년 임기 연장이 결정된 바 있지만 당시 정부가 바뀌면서 연장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퇴임해 명확한 선례는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난 9월 초 뉴딜 전략회의가 있던 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 이사장이 수십분 간 만나 이야기 나눈 것으로 전해진 뒤 연임설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차기 거래소 이사장 인선과 관련해 일부 시민단체에선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부산지역 시민단체인 부산경남미래정책은 "거래소 이사장은 정치권 인사의 낙하산 보금자리가 돼서는 안된다"며 후보로 거론되는 정치권 인사들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