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배터리? 충전?… 화재 원인 분분'아이오닉 5' 출시 앞둔 현대차, 7만여대 리콜 결정LG화학 신뢰도 흠집… 중국 견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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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결함 시정)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전기차)’ 화재 원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이라는 중간 진단 결과와 단정할 수 없다는 LG화학 의견이 정면 충돌했다.잇단 화재로 논란이 된 코나 전기차의 후폭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K전기차-배터리 동맹’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위기를 틈타 중국은 1위 자리를 지켜온 LG화학 흠집 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국토교통부(국토부)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 8일 코나 전기차에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결함 조사를 했고, 배터리 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분리막이 제조 공정상 손상돼 내부 합선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다만 여러 가지 원인 중 유력하게 추정한 화재 원인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의문 부호를 달았다.LG화학은 즉각 반발했다. 회사 측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며 “현대차와 공동으로 실시한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냈다. 국토부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끈끈한 관계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기술력, 안전성과 신뢰성이 중요한 배터리 사업 특성상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논리다.현대차는 2015년 한국타이어가 납품한 일부 제품에 품질 문제가 발생하자 해당 타이어를 전량 무상 교체하는 한편 납품 업체를 바꾸기로 결정한 바 있다.당장 내년 초에는 전용 플랫폼(E-GMP)을 쓴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코드명 NE)’ 출시를 앞두고 있어 제일 시급히 풀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에 서 있다는 평가다.현대차와 그동안 배터리 부문에서 가장 협업 관계가 좋은 기업은 LG화학이었다. LG화학은 현대차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코나 일렉트릭,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나아가 E-GMP의 2차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현대모비스와 LG화학은 지난 2010년 HL그린파워를 설립하기도 했다.코나 전기차는 HL그린파워가 LG화학 배터리 셀을 이용해 팩을 만들고, 이후 현대모비스에서 이 배터리 팩과 배터리관리시스템(BMS)으로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를 생산한 방식으로 제조된다.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규명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귀책사유가 어느 쪽에 있는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련 리콜 비용은 새 배터리 교체 비율을 넉넉하게 10%가량으로 가정할 경우 185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현대차는 국내에 판 코나 일렉트릭 2만5564대와 해외 판매분 5만1000여 대를 모두 자발적 리콜하기로 했다. 리콜은 국내외 모두 BMS를 업데이트한 뒤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배터리를 교체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보신 현대차 사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기술적, 제작상의 결함에 대해 모든 책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단기간에 정확한 원인 규명이 힘든 상황에서 중국 관영방송인 CCTV 등은 ‘코나 전기차 결함 신고 중 약 80%가 배터리와 관련 있다’는 등 안전에 대한 우려를 조명하고 있다.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배터리 경쟁 업체인 CATL 밀어주기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끝내 원인을 밝히지 못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태’보다 더 큰 충격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차 시장에서 주도권이 자칫 넘어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