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9조6000억 증가…매해 9월 기준 최대주택자금 수요 및 집단대출 실행에 주담대 급증신용대출 증가폭 소폭 축소…추석상여금 유입 탓"10월부터 신용대출 관리 강화 영향 나타날 것"
  •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9조원대 증가세를 보인 것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다. 

    단, 은행들이 추석 이후 신용대출 통제에 나선 만큼 10월부터 대출이 전반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957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조6000억원 급증했다. 

    한은의 속보 작성(2004년) 이래 역대급으로 증가했던 8월(11조7000억원)보다 소폭 줄어든 규모지만 올해 세 번이나 9조원대로 증가한 점은 우려된다.

    매해 9월 증가액 기준으로 봐도 1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이전 9월 기준 최대치가 2015년 9월 6조2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기타대출 9월 기준 최대치…주택자금 수요 지속

    주택자금에 주식투자, 생활자금 수요가 쏠렸던 기타대출은 지난달 3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을 포함한다.

    앞서 8월 5조7000억원 급증하며 16년 만에 최대치로 증가했으나 추석상여금 유입 영향이 증가세를 누그러뜨렸다. 하지만 기타대출도 9월 증가액 기준으로 보면 속보 작성 이래 가장 큰 폭 늘었다.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가 일부 신용대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은행들의 신용대출 조이기 영향은 지난달 미미했다. 

    주택담보대출 역시 9월 증가액 기준 역대 최대인 6조7000억원 급증했다. 8월(6조1000억원) 이어 두 달 연속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담대 증가규모가 확대된 것은 주택 매매·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이미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0월부터 대출 옥죄기 영향권…4분기 계절적 수요 확대 우려

    은행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로 신용대출이 부동산·주식시장으로 집중되면서 현재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최근 급격히 불어난 신용대출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은행별 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 연말 점검에 나서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추석 이후 금리 인상, 우대금리 및 한도 축소 등 신용대출 옥죄기에 나선 만큼 10월부터 그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옥자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은행들의 신용대출 증가세 축소 노력이 9월 기타대출에 일부분 반영됐으나 추석 이후 대출 관리에 나선 만큼 10월 이후 기타대출을 전반적으로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통상 매년 4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가계자금 수요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기타대출 축소세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높아진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관리하겠다"며 "신용대출이 부동산·주식으로 쏠리지 않도록 필요시 추가 방안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