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종료회사 마다 분기 마다 수백억씩 적자지원금 고갈 이후는 대규모 구조조정
  • ▲ 정리해고 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 뉴데일리경제
    ▲ 정리해고 반대 기자회견을 갖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 뉴데일리경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이달 말 정부 고용유지지원금 만료를 앞두고 불안에 떨고 있다. 지원이 종료되는 다음 달부터는 무급 휴직 전환이 불가피하다. 

    대부분 항공사는 지난 3월부터 임금을 지원받아 유급 휴직을 운영해왔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업계 곳곳에서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지난 2~3월부터 휴업·휴직 수당의 최대 90%를 지원받아 왔다. 당초 180일로 예정돼 있었던 지원은 지난 8월 두 달 추가 연장돼 240일로 늘어났다.

    대부분 LCC는 10~11월 중 지원금 지급이 종료된다. 각 항공사는 일제히 무급휴직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11~12월 두 달간 무급휴직에 돌입한다. 제주항공에는 임직원 3200여 명, 진에어 1800여 명, 티웨이 2200여 명, 에어부산 1400여 명, 에어서울은 400여 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는 첫 비행도 하지 못한 채 200여 명의 직원이 이달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플라이강원도 250여 명의 직원 대부분이 무급 휴직 중이다.

    대부분 LCC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와 달리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도 어려운 상황이다. 기안기금 신청요건을 충족하는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두 곳 뿐이다. 기안기금은 총 차입금 5천억원 이상, 근로자 수 3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영업 수익과 자체 자금 조달도 기대하기 어렵다. 전체 LCC는 올해 초부터 매 분기 수백억대 적자를 내고 있다. 업계 전망과 신용등급 하락으로 유상증자, 대출 등 자체 자금 조달도 힘든 상황이다.

    무급휴직 전환을 앞둔 LCC는 관련 계획서를 지방고용노동청에 제출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들 항공사에 무급휴직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원 규모는 개인 임금의 50% 가량이다. 지원금은 절차 진행 후 내년 1월부터 지급된다. 11~12월 두 달은 수입 없이 버텨야한다.

    업계 구조조정은 이미 현실화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4일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 했다. 올해 초 1700명에 달했던 직원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사측은 추가 구조조정을 거쳐 400여명 수준으로 조직을 줄일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업계 어려움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무급휴직으로 버티던 항공사들이 지원금과 비축 현금을 모두 고갈할 경우에는 대규모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정부 지원금으로 임금을 보전 받았지만 다음 달부터 당장 무급휴직으로 전환한다니 걱정이 크다”면서 “일부 동료들이 택배, 커피숍 아르바이트에 뛰어든다던 이야기들이 농담이 아닌 상황이 됐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