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결단"신뢰 위해 적자 감수"현대차 2조1000억·기아차 1조2600억 3분기 반영
  • ▲ 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현대차그룹
    ▲ 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현대차그룹
    현대·기아자동차가 3조3600억원 규모 품질 비용을 지난 3분기(7~9월) 회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결함 논란으로 리콜(결함 시정)에 들어간 세타 2 GDi(세타 2) 엔진과 관련해 소비자 신뢰를 유지하겠다는 선택을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2조1000억원의 품질 비용을 3분기 경영실적에 반영한다고 19일 발표했다. 기아차 역시 마찬가지로 1조2600억원을 인식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엔진 교환이 예상보다 많은 상황”이라며 “평생 보증 관련 비용 산정 시 주행 기간에 대한 현실적인 재산정 역시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8년과 이듬해 각각 4600억원, 9200억원 규모 비용(충당금)을 회계에 반영한 바 있다.

    평생 보증 충당금을 산정할 때 반영한 주행 기간은 기존 12년 6개월에서 19년 5년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이 밖에 세타 2 MPI 및 HEV 엔진, 누우 엔진, 감마 엔진 등에 대해서는 엔진 진동감지센서(KSDS) 장착 캠페인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향후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 및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세타 2 엔진과 관련해 리콜이 결정된 차종은 현대차 쏘나타와 투싼 등 240만5000여 대다. 세타 MPI 엔진이 들어간 132만4000여 대는 KSDS 장착 여부를 검토한다. 기아차는 K5에 이어 쏘렌토, 스포티지 등 총 364만4000여 대(세타 MPI 엔진 등 포함)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오후 주요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었다. 이 회사가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IR을 개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업계는 소비자 및 시장 우려에 대응한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이번 품질 비용 반영으로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 전망이다. 분기 기준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26조6895억원, 영업이익 1조1338억원이었다. 이 기간 기아차는 매출액 15조452억원, 영업이익 5768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