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최대 M&A장 열려빅4 딜 규모만 총 '731억 달러''10조' 투잎 시장 대변혁 이름 올리며 M&A 첫 등판합종연횡 속 치열한 생존싸움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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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96단 4D 낸드 기반 고성능 1Tb QLC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추진하며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네번째로 큰 인수·합병(M&A)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5년 만에 반도체업계에 최대 장이 서는 해가 될 전망인 가운데 SK하이닉스가 10조 원이 넘는 대규모 딜을 추진하며 '남의 잔치'로 끝날뻔 했던 반도체 시장 대변혁에 이름을 올렸다는 평가다.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전체를 인수하게 되며 올해 추진되는 반도체업계 M&A 딜 '빅4'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아직 관계 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올해 추진된 반도체업계 M&A 중에서는 손에 꼽히는 수준의 큰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이번 딜의 규모는 100억 달러(10조 3104억 원)다. 낸드 SSD사업을 중심으로 인텔이 중국 다롄에 운영 중인 3D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이 포함되고 옵테인 사업만 제외된다.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는 올해 대대적으로 일어나는 반도체업계 M&A 바람에 동참하는 동시에 한국 반도체 M&A 역사 상 한 획을 긋는 빅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특히 올해는 지난 2015년 이후 잠잠했던 글로벌 반도체 M&A판이 다시 커진 시점이라 더 주목도가 높다. 반도체업계와 M&A업계에서는 올해가 5년 만에 최대 장이 열린 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올 한해동안(9월 말 기준) 631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M&A 딜이 추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하는 딜까지 합쳐지면 현재까지 반도체 시장에서만 731억 달러 규모의 M&A가 추진되고 있는 셈이다.SK하이닉스가 추진하는 이번 딜의 규모만 해도 한국 반도체 역사에선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추진되는 다른 반도체업체들의 합종연횡 규모는 남다른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우선 지난 7월 발표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 아날로그 다바이시스(ADI)의 맥심 인티그레이티드 프로덕츠 인수 결정으로 반도체 M&A시장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ADI는 경쟁사였던 맥심을 200억 달러(약 22조 8000억 원)에 인수키로 하며 현재도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올해 최대 M&A는 무려 400억 달러(약 47조 5000억 원) 규모의 딜이다.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엔비디아가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인 ARM 인수를 추진한다. 앞서 ARM은 소프트뱅크가 인수해 주목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엔비디아 외에도 많은 반도체 기업들이 눈독을 들였던 매물이었고 딜 규모도 상당하다는 점에서 아직도 이들에게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올해 두번째 빅딜은 PC와 게임 콘솔용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미국 AMD가 추진한다. 경쟁사인 자일링스 인수를 위해 300억 달러(약 34조 6000억 원)를 베팅할 예정이다. 이 딜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추진에 바로 앞선 지난 8일(현지시간) 알려지며 앞선 ADI의 딜을 넘어서 올해 두번째로 큰 M&A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이처럼 올 한해가 글로벌 반도체업계 대전환이 이뤄지는 중요한 시점인데,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단 한 곳도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어 속속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고는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전환기에 중요성이 날로 높아져가는 비메모리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성과가 더딘 영향이 컸다.이런 와중에 인텔처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경쟁사를 인수해 기술 통합을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반도체의 압박감은 더 심각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SK하이닉스가 10조 원이 넘는 대규모 베팅에 나선 것도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고민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낸드 사업, 그 중에서도 기업용 SSD시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더욱 급격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IC인사이츠는 올해만해도 D램(3%)보다 낸드(27%)가 훨씬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D램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을 꾸려왔던 SK하이닉스 입장에선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낸드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래 반도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