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발인...장례일정·장지 미공개수원 가족 선영 유력... 인근 반도체 사업장 들를 가능성'초일류 기업 삼성' 완성한 2대 회장의 마지막 출근길
  •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 모습 ⓒ이기륭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 모습 ⓒ이기륭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8일 오전 발인을 끝으로 영면한다. 고인은 장지로 향하기 전 평생을 일군 삼성 반도체 사업 현장을 둘러보며 마지막 출근길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측은 현재까지 이 회장의 정확한 발인 시간과 이후 장례절차 및 장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장례 나흘째이자 마지막 날인 이날 일정을 위해 오전 7시 30분 이전에는 발인이 진행되고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이 참석하는 영결식이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인의 뜻에 따라 이번 장례가 가족장으로 치러지는만큼 외부에 공식적인 일정을 공개하지는 않는 모습이다. 지난 25일 이 회장의 타계 직후에도 코로나19 등 사회적인 상황을 고려해 장례일정이나 빈소 등을 직접적으로 알리지는 않았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장지는 부친인 고 이병철 선대 회장과 모친 박두을 여사가 묻힌 에버랜드 인근 용인 선영이나 그 윗대를 모신 수원 가족 선영 중 한 곳이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마저도 명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다.

    장지가 아직까지 비공개인만큼 장지까지 이동하는 동선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 회장이 4년 여간 와병 생활로 일생동안 일군 사업장들과 업무지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던 탓에 장지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사업장이나 업무실 등 삼성의 상징적인 공간을 둘러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 회장이 마지막으로 방문할 곳으로 지목되는 곳은 장지로 유력한 용인이나 수원과 가까운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혹은 화성, 기흥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 등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은 이 회장이 삼성의 미래 사업으로 처음부터 공을 들여 육성한 것으로 애정이 남다르다. 화성과 기흥 반도체 라인은 이 회장이 사재를 털어 완성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삼성을 글로벌 넘버원 반도체 기업으로 육성했다는 자부심이 큰 생산 현장을 마지막 방문지로 택할 이유가 충분해보인다.

    선대 이병철 회장이 만들어 생전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로 많이 사용했던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承志園)에 들를 가능성도 있다. 승지원은 선대 회장이 머물던 집이었다 훗날 삼성그룹에서 귀빈을 모시는 영빈관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이 회장 자택과 인근에 부인 홍 여사가 맡았던 리움미술관을 거쳐 장지로 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 서초사옥도 유력한 후보지다.

    1987년 삼성의 2대 회장 자리에 올라 30년 넘게 그룹을 이끌었던 이건희 회장의 출근길은 이로써 마지막이 된다.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이끈 주인공인 동시에 한국 경제의 길잡이 역할을 한 고인의 뜻을 후대에서 이어갈 수 있게 마지막 자리를 빛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