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 수주량 56.3% 하락… LNG선 79.3% 감소수주액도 50% 이상… 선주 관망세 지속선종 다변화 등 위기극복 서둘러야
  •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LPG운반선.ⓒ대우조선해양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초대형 LPG운반선.ⓒ대우조선해양
    코로나19 여파로 수주 부진이 이어지면서 내년 하반기 이후 국내 조선사가 일감 부족 위기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에 전세계 발주량이 올해보다 1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잠재적 수요 확보를 위해서는 선종 다변화 등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8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운·조선업 2020년도 3분기 동향 및 2021년도 전망' 보고서는 국내 조선업계 3분기 누적 수주량이 56.3% 하락한 262만CGT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에 142만CGT를 수주하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이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컨테이너선은 96%나 줄었고 유조선은 35% 하락했다. 주력 선종인 LNG선 역시 79.3% 감소하며 부진했다.

    수주액도 지난해 대비 55.7% 감소한 62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3분기만 놓고 봐도 33.3% 감소한 31억4000만달러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올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제해사기구(IMO) 황산화물(SOx) 규제에 따른 연료비 증가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선주들의 관망세가 지속되고 잠재 수요가 신규 발주로 실현되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LNG선은 하반기 들어 수주가 재개되고 있으나, 카타르의 슬롯 예약은 아직까지 단 1척도 발주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대감에 부풀었던 시장 분위기와 달리 3분기까지 수주 실적이 매우 부진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주잔량(남은일감)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수주잔량은 이달 초 기준으로 1842만CGT로 연초보다 21.1% 감소했다. 3분기에만 6%가 감소했다. 한국의 건조능력을 감안하면 1.5년치 일감에 불과해 내년 하반기 이후 일감 부족이 우려되고 있다.  

    업계에선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잠재적 수요 기대가 높은 만큼, 지금의 일시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선종 다변화 등 위기 극복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는 발주가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내년 전세계 발주량이 올해보다 111% 증가한 3000만CGT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주액 역시 71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오는 2022년 선박에 대한 온실가스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탄소배출 허용치 등 구체적인 규제안을 회원국들과의 협상을 거쳐 법제화할 예정이이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도 2024년을 전후로 유사한 규제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실적 역시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새해 한국의 수주량은 127% 늘어난 1000만CGT, 수주액은 105% 증가한 225억달러로 예상된다. 

    향후 수요 확보를 위해서는 지금의 위기를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대우조선해양이 유럽 선사로부터 총 2조274억원 규모의 LNG선 건조계약을 따내는 등 지연됐던 LNG선 발주가 가시화되면서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연말까지 남은 주요 프로젝트는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이 추진하는 모잠비크 건과 러시아 아틱2 추가 물량 등이 있다. LNG선 발주가 연말에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4분기에도 수주 행진이 기대된다.

    일반 상선 발주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시황이 개선되면서 독일의 하팍로이드와 대만의 에버그린을 비롯한 글로벌 선사들이 발주에 나서고 있다. 

    그리스의 캐피탈프로덕트파트너스와 이스라엘 해운사 짐(ZIM)도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의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일본의 ONE도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계획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2년 인도물량이 야드에 투입되기 시작하는 2021년 하반기 이후 국내 조선사 대부분이 일감 부족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단기적 위기로 조선사들은 이에 대한 위기 극복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