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C 10월 누적·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7월보다 45.5%·30.4% 줄어유동성 장세·연이은 공모주 열풍에 장외주식시장 역대급 선전빅히트 주가 추락·대주주 양도세 정책 추진 영향에 투심 얼어붙어
  • 최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가운데 장외주식(K-OTC) 시장 거래도 주춤한 모습이다. 공모주 열풍 속에 뜀박질했던 K-OTC 시장은 '빅히트' 쇼크와 대주주 요건 강화 여파 등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금투협이 운영 중인 K-OTC의 이달 누적 거래대금은 지난 29일 기준 862억239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7억9068만원이다. 

    이는 거래대금이 급증했던 지난 7월(1581억8175만원)보다 45.5% 감소한 수치다. 7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8억774만원으로, 이때와 비교할 때 30.4% 줄어들었다.

    K-OTC 시장은 유동성 장세 속에 올해 투자자들이 몰렸었다. 

    무엇보다 침체된 기업공개(IPO)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역대급 흥행 성적도 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인기가 많은 공모주는 경쟁률이 높아 많이 살 수 없지만 이전 상장을 앞둔 유망 종목들을 장외시장에서 미리 삼으로써 지분 선점에 나선 것이다.

    지난 8월에도 총 거래대금은 1481억5380만원, 일평균 거래대금은 74억769만원을 기록했다. 9월은 다소 줄었지만 한 달간 1221억2181만원이 거래됐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60억원에 육박했다. 

    최근 K-OTC 시장이 주춤한 이유는 최근 '빅히트' 쇼크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상장 후 수익률 대박이 예견됐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황. 

    연이은 공모주 열풍 속에 지분 선점을 위해 투자자들이 장외시장에까지 눈길을 돌렸지만 빅히트 주가의 날개없는 추락에 이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빅히트가 기대감이 연일 높아지던 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면서 "이 여파가 장외주식 시장 거래 투심에도 영향을 준 듯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주주 양도세 요건 강화 정책 추진에 대한 영향도 장외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외주식 역시 이번 정책에 따라 기존 10억원(지분율 4%)에서 3억원으로 양도소득세 대상 대주주 과세 기준에 포함된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거침없이 주식을 사들인 개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서는 1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웠다. 잇단 상승장에 따른 조정도 있지만 정부가 양도세를 내는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낮추기로 한 방침 때문에 투자 열기가 꺾였다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김다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 매매 비중이 80~90%대를 상회해 개인 수급 민감도가 높은 코스닥지수뿐 아니라 지난 15년간 40~50%대를 유지했던 코스피도 올해 67%까지 확대돼 개인 수급 변동에 이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특히 개인 비중이 높은 코스닥은 단기 수급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대주주 요건 변경이 연말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많고, 개인들의 반발도 거세다"면서 "코스피·코스닥의 이번 조정처럼 장외주식 시장에도 그 여파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