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주식투자 증가로 5대 금융 올해 순익 3.5조 예상 내년 코로나發 연체‧대출부실 우려, 건전성 관리 고삐수익성·건전성 악화 대비 각 사별 충당금 쌓기 지속
  •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와 초저금리 환경 속에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이 뜨자, 갈 곳을 잃은 시중 자금이 대출과 주식거래로 몰리면서 이자와 수수료 이익이 급증한 영향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 '1조원대'를 기록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지배기업 소유지분 기준)은 각 1조1666억원, 1조1447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각 24.1%, 16.6% 늘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은 KB금융이 2조87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 늘었으며, 신한금융은 1.9% 증가한 2조9502억원이다.

    하나금융지주는 2조1061억원, 농협금융지주는 1조4608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올려 전년동기 대비 각 3.2%, 4.8% 불었다.

    이런 추세라면 5대 금융지주 대부분은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BNK투자증권은 KB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보고서에서 “원화 대출이 성장하고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2분기 대비)이 0.01%포인트(1bp)에 불과했기 때문에, 핵심 이자 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증권 자회사 실적 개선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전체 순이익도 역대 최대인 3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지주 실적 증가는 대출이자 증가와 증권 계열사 수수료 영향이 크다.

    올해 3분기까지 각 은행의 전체 원화대출 증가율(작년말 대비)을 보면 NH농협은행이 9.9%로 가장 높고, KB국민은행이 8.7%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대출이 각 7.7%, 7.4% 늘었고 우리은행은 6.8% 증가했다.

    4대 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자 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게는 0.2%에서 많게는 4%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도 증권사들에 주식 위탁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수익을 안겨줬다.

    증권사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KB증권 6801억원(작년동기 대비 59.5%↑) ▲신한금융투자 5369억원(43.8%↑) ▲하나금융투자 3952억원(37.8%↑) ▲NH투자증권 7315억원(63%↑)으로 크게 뛰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연체 등 대출부실이 예상돼 내년은 실물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지주사들은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대비하며 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있다.

    김기환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 후 대손 비용 증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코로나 민감 차주(대출 주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연 신한금융지주 재무팀 본부장도 "3분기 일부 기업에 대해 220억원 정도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고, 사모펀드와 관련해서도 세전 400억원 정도 추가 적립했다"며 "4분기에도 추가 적립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