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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와 조 바이든(민주당)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른 한국경제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철강업종은 양측 모두 유불리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부정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2일 철강업계와 산업연구원,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트럼프와 바이든 중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자국보호무역주의와 탈중국화 정책 지속 등으로 한국경제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두 후보가 미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 사슬 재편과 탈중국화를 위해 기업과 무역·통상, 기술·안보를 서로 연계하는 방식의 산업 정책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트라도 “트럼프와 바이든 중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자유무역주의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관세 부과 및 수입규제 등으로 자국보호무역주의를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바이든 역시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외치고 있어 무역 및 통상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즉, 누가 되더라도 비슷하다는 얘기다.
특히 철강업종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무역확장법을 명분으로 철강업종에 대한 규제를 펼쳐왔다.
지난해 6월 미국 상무부를 앞세워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1차 판정에서 포스코 10.11%, 현대제철 5.44%, 기타업체는 7.78%가 부과됐다.
냉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를 시도했지만, 올해 7월 한국산 냉연강판에 대해 최종 면제 조치가 내려졌다.
때문에 철강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또 어떤 핑계꺼리를 찾아서 자국 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나설지 예측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바이든도 기존 정책에 대해 규제 완화로 돌아설 가능성이 희박해 철강업계에서는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016년에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무역확장법을 통해 철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정책이 이전 오바마 대통령때 보다 강화됐다”며 “재선되면 한국 철강에 대한 규제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역시 국익을 최우선으로 '대전략'을 표방하면서 우방국과의 공조를 통해 중국을 견제할 것”이라며 “탈탄소 정책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치적 역학구도처럼 미국과 중국의 사이에서 국내 철강산업의 고전이 예상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한국은 그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힘든 통상 정책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인 기류가 맞기는 하지만 아직은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양측 모두 철강업종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당선 이후 전개될 움직임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전에도 철강업계는 사안마다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피해를 최소화 했고, 앞으로도 민관이 잘 협력해 간다면 더 악화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