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무역기조 서서히 회복, 국내 수출업계에 호재바이든 통상전략, 중국압박·다자협상“배터리·신재생에너지 성장 기회 열렸다”
  •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박성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박성원 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으로 경제 통상 불확실성이 줄고 글로벌 교역량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의는 8일 산업계와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경로별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당선은 통상·유가·환율·산업·대북정책 등 우리 경제 전방위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고 촉발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통상분야 미국 동맹국 연대 요구’와 ‘달러화 가치 하락’, ‘친환경 산업 성장’, ‘대북전략 변화’”라고 꼽았다.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 특성상 산업계의 촉각은 바이든의 통상정책에 쏠려 있다. 경제계는 트럼프 정부에 비해 통상마찰의 불확실성이 줄면서 글로벌 교역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자유무역 기조가 즉시 되살아나지는 않더라도 국제통상 질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마련되면 국내 수출업계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바이든의 통상전략이 ▲중국 압박 ▲다자협상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내다봤다. 

    정혁 대한상의 자문위원(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바이든 당선으로 미국은 인권·전략적 포용 외교로 회귀하고 동맹과 연대해 중국을 정치·경제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적극적 협조를 구할 가능성이 큰데, 이에 따라 대중 무역 비중이 큰 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무역다변화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시급해졌다”고 분석했다.

    정형곤 대한상의 자문위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바이든 신정부 역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양자협상 전략을 벗어나 다자체제로의 전환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선제대응할 것으로 주문했다. 송영곤 자문위원(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은 “바이든이 셰일오일 개발 규제와 친환경 에너지 투자 확대를 공약한 만큼 원유공급이 줄어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며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바이든이 공약한 적극적 경기부양책으로 이미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내 달러공급이 더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다.

    산업계는 바이든 정부가 청정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에 4년간 2조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공언해, 관련 업계가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홍종호 자문위원(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은 “에너지·환경 부문에서 미국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기업의 사업기회도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태양광과 풍력산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이들 업계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국내 그린뉴딜정책과 연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 전면적인 변화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신정부 수립으로 대북정책 라인 구성과 협상 개시 준비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북한이 원하는 협상내용과 시기가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바이든 당선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 감소와 글로벌 교역량 증가 전망은 대외의존도가 큰 국내 경제에 기회요인은 맞지만 유가와 환율의 향방은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경제계가 거시·금융지표 추이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전략에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