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년 9개월 만에 1110원대로 '뚝'돌아온 外人 투자자… 10월 1.3조원 순매수금 투자 문의 폭증… 은행, 실적개선 기대↑
  • ▲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새 대통령으로 확정되면서 금융시장이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연중 최고점을 돌파했고 원/달러 환율은 1년 9개월 만에 1110원대로 뚝 떨어졌다. 금값 상승 기대감에 은행창구에서는 금 상품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통과되면 미 국채 가격이 상승해 국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가치 '뚝'… 돌아온 外人 투자자

    조 바이든 당선자의 임기는 내년 1월 시작하지만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바이든 경제정책)'는 이미 시작됐다. 

    바이드노믹스의 첫 단추는 재정지출 확대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2조2000억달러(원화 25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약속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조속한 해결, 경제회복 등을 위해 3조억달러 이상을 쏟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공식적으로 통화정책에 관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다만 재정지출의 확대는 시장의 유동성 증가로 이어져 당분간 달러약세 시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3월 19일 기준으로 1285.7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 9일 오후에는 1114.7원으로 주저앉았다. 바이든 당선에 따른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달러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입으로 연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10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1조3580억원 규모의 상장주식을 순매수했다. 앞서 8, 9월에는 순매도를 유지했던 것과는 정반대 행보다. 

    ◆ 치솟는 금값… 금 펀드에 신규자금 몰려

    시중은행 창구에서는 '금 투자'에 관한 일반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 추가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고객들의 금 관련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38% 상승한 7만500원으로 시작했다. 국내 금값은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1g당 8만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다시 6만원대로 하락했다. 

    금값 상승은 달러가치 하락과 궤를 같이 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가 해소될 때까지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따라 금 투자가 유효하다"면서 "미 달러 약세와 실질금리 약세 속 금값 상승이 다시 전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간 국내 금 펀드에 56억원, 1개월 사이 131억원이 신규로 유입됐다. 
  • ▲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3포인트(1.08%) 오른 845.81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원 내린 1120.0원에 출발했다.ⓒ뉴시스
    ▲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3포인트(1.08%) 오른 845.81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4원 내린 1120.0원에 출발했다.ⓒ뉴시스
    ◆ 은행, 금리 인상에 실적개선 기대감↑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국채 금리가 상승한다면 한국의 국고채 금리도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이 경우 시장금리 상승도 피할 수 없게 된다. 

    KB금융지주 산하 KB경영연구소는 "바이든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고채 발행 증가, 경기 부양책 시행으로 국내외 금리 상승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 분석했다. 

    우리금융지주 산하의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인프라 관련 재정지출 확대가 미 국채 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한국도 2021년 확장적 예산에 따른 국채물량 확대가 예정돼 있어 국고채 금리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금리 상승은 은행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진다. 시장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주요 시중은행의 NIM은 작년 동기 대비 10~20BP까지 하락한 상태다. 3분기 주요 금융지주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달아 기록했으나 은행의 실적은 썩 좋지 못했던 사정도 여기에 있다. 시장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의 금리 상승으로 연결돼 사실상 제로금리가 곧 막을 내릴 것이란 관측도 뒤따른다. 

    변동성은 남아있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장을 유지해 민주당 주도의 경기부양책이 신속하게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이 늦어지는 점도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민주당 주도의 경기 부양책은 블루웨이브(민주당 압승) 실패로 축소될 수 있다"면서 "경기 부양 기대도 후퇴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