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노조, 26일부터 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금융정책 실패 주범 금융위 관료에 맡길 수 없다"이사장 후보 추천 절차 중단, 재공모 촉구
  • ▲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지난 26일부터 금융위원회 출신 이사장 후보 추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거래소 1층에서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다. 사진=천진영 기자 ⓒ
    ▲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지난 26일부터 금융위원회 출신 이사장 후보 추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거래소 1층에서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다. 사진=천진영 기자 ⓒ
    한국거래소 차기 이사장 인선 작업이 본격화된 가운데 유력 후보를 둘러싼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이날 최종 면접 심사를 거쳐 차기 이사장 단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추천위는 지난 23일 이사장 지원자 서류심사를 통해 '3인 이내 복수'의 면접 대상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장 후보는 현재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 중 손병두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손 전 부위원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역대 거래소 이사장들과 비슷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이유다. 앞서 5대 이사장을 지낸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정지원 전 이사장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 역시 사실상 관피아 인사 답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부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거래소 지부(거래소 노조)는 지난 26일 손 전 부위원장의 거래소 이사장 후보 추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이날부터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지난 10여년 금융정책 실패의 주범인 금융위 관료에게 더 이상 거래소를 맡길 수 없다는 주장이다.

    거래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 1년 5개월 동안 금융위 부위원장으로서 모험자본 육성에만 몰입하느라 시장의 신뢰와 건전성을 저해한 직접적 책임이 있다"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보이지 않는 손의 추천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사장 후보 추천 절차를 중단하고 재공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재차 강조했다. 노조는 "추천위가 명단을 비공개로 하더라도 적어도 우리 자본시장을 이끌겠단 포부가 있다면 스스로 당당히 밝히고 검증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 밝혔다. 

    거래소 노조는 지난 9월 구성된 추천위가 뒤늦게 이사장 후보 인선작업을 시작한 것을 두고 내정설 의혹을 제기했다. 정지원 전 이사장이 이달 초 퇴임했으나 후보 공모는 이사장 임기만료 열흘 뒤에나 진행했다. '윗선'의 눈치를 보고 특정인을 내정하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한다.

    노조 측은 "정부와 각종 금융협회 인사에서 밀려난 낙하산들의 안착을 위한 황제 연착이며, 추천위는 이사장 인사에 공정을 잃고 '내정집행'자로 전락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동기 사무금융노조 거래소 지부장은 "추천위가 손병두 전 금융위 부위원장을 추천한 게 거의 확실해졌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