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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노조가 또 한번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핵심쟁점인 '30분 잔업 연장'을 비롯해 정년연장 등으로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생산과 판매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쏘렌토, 카니발 등 인기모델 출고에 차질이 예상된다. 올 한해 코로나를 잘 극복해 온 기아차에겐 치명타다.
현대차가 일찌감치 임금동결 등에 합의한 것과 대비된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30일 3차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1, 2, 4일 3일간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역시 전후반 근무조가 각 4시간씩, 하루 기준 8시간 파업하는 방식이다.
광주공장을 포함해 경기도 소하리공장, 화성공장 등 기아차 전체 사업장에서 진행된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5일~27일에도 이와 같은 부분파업을 벌인 바 있다. 사흘간 파업으로 기아차는 약 8000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이번 파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누적 생산손실은 1만60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공장이 잠시 멈춰진 것까지 더하면 총 손실은 1만7000대 가량이다.
기아차는 올 한해 코로나 여파를 잘 극복해 온 완성차업체 중 하나다. 1~10월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46만3020대를 기록했다.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가 큰 인기를 끈 것이 주효했다. 카니발 10월 판매는 1만209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0.1% 증가했다. 동기간 쏘렌토 판매 또한 58.5% 늘은 7261대를 기록했다.
좋았던 분위기는 침울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 파업으로 인기모델 출고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른 시일내 임단협을 끝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합의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측은 기본급 동결의 현대차 합의안과 동일한 수준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과 함께 30분 잔업 연장, 정년 65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30분 잔업 연장을 놓고 양측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어, 언제 매듭지을지 알 수 없는 분위기다.
노조는 "잔업 30분만 해결된다면 잠정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임금이 높아질 수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를 거절하고 있다.
결국 올해 임단협은 잔업 30분 합의 여부에 달렸다.
노조가 철회할 경우 연내 타결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크다. 이 과정에서 진행되는 단체행동은 노사 양측에게 큰 피해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성이 떨어진 현 상황에서 잔업 연장은 결국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며 "기존 제시안 외에 또 다른 안은 생각하고 있지도 않고 그럴 여력도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