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출, 이자유예 연장 가능성에 은행 긴장시장에 풀린돈 3150조 사상최대, 부실은 '깜깜이'
  • 금융권이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출만기 및 이자유예 조치 연장 가능성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애초 지난 9월까지였던 제도가 내년 3월로 한 차례 연기된 데 이어 추가 연장 가능성이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깜깜이 부실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으로 금융권 전체 대출·보증 규모는 260조원에 달한다. 신규대출, 보증은 111조5000억원이고, 기존 대출, 보증 만기 연장은 149조6000억원이다. 시중은행을 통해서는 126조4000억원이, 정책금융기관을 통해서는 133조5000억원이 각각 지원됐다. 

    금융당국이 해당 지원책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19가 또다시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다. 전일 신규확진자는 1078명으로 올해 최다 확진자를 기록했다.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확진자수가 833명에 달해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 범위에 진입했다. 

    거리두기 3단계에 돌입하게 되면 소비활동이 위축돼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연말, 연초 대목은커녕 매출에 직격탄을 맞게된다. 

    은행권에서는 최소 한 분기 이상 해당지원책이 연장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던 한계기업들이 점차 증가하는 것도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전체 기업의 1/5 이상이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국내 한계기업 비중이 작년보다 6.6%p 늘어난 21.4%로 예측됐다. 한계기업의 부채는 지난해 259조원에 달해 외감기업 전체 부채인 1858조원의 13.5%를 차지했다. 동시에 시장에 풀린 유동성은 3150조원에 달해 역대 최고에 달했다. 정부 지원금과 대출 등으로 연명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대출만기 및 이자유예 조치 연장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송년 기자간담회서 "만기연장 상환유예를 끝낼 지 연장할지 모르겠다"면서 "내년 3월이든 언제가 됐든 그 다음날부터 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간을 두고 적응할 연착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은 부실이 이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은 아주 합리적인 우려라고 생각한다"면서 "금융권과 부실 건전성을 점검하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은행권에 '손실흡수능력'을 강조하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지원을 지속해야하는 상황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은행들의 손실흡수능력은 대손충당금으로 판단하는데 올해 9월말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30.6%로 지난해말과 비교했을떄 20.8%p 올랐다. 은행권이 향후 부실채권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은 영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냈으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부실 폭탄은 내년도 가장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올해만큼 충당금을 쌓으려면 영업환경이 개선돼야 하는데 대출 판매에도 제약이 있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