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네이버, 올해 들어 각각 주가 39%‧29% 하락…연일 신저가임원 자사주 매입 불구 성장 동력 부재 및 악재 산적 평가금리 인하에도 주가 회복 기대감↓…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필요
  • ▲ ⓒ네이버, 카카오
    ▲ ⓒ네이버, 카카오
    한때 국민주로 통했던 네카오(네이버‧카카오)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 기술주로 꼽히는 해당 기업들의 주가가 5년 전 코로나 직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이들 기업의 성장 동력에 의문을 표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일까지 카카오 주가는 39% 하락했다. 올해 초 5만7000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3만5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발 리스크로 급락했던 4년 전 주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네이버 주가도 29%가량 내렸다. 22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현재 16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한동안 파죽지세의 성장세를 보이던 카카오와 네이버는 올해 들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각각 사법 리스크, 성장 동력 부재 등 각종 악재를 만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 경영진은 최근 자사주를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이고 있으나, 주가 하락세를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두 기업에 대한 눈높이를 연일 낮추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증권사 하향 리포트 수가 가장 많은 상장사는 카카오(29개)로 집계됐다. 카카오에 이어 네이버(23개)가 가장 많은 하향 리포트 수를 기록했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 7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커진 사법 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단 평가다. 김 위원장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을 한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첫 재판은 지난 11일 열렸다. 검찰은 재판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양인 2270개의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법원이 최근 김 위원장의 구속기간을 연장함에 따라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노사 갈등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지난달 29일 사측에 교섭 결렬 공문을 발송하고 사내 게시판에 결렬 선언문을 게시했다. 지난 3일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제기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화하는 사법 리스크와 이에 따른 전사 성장 둔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5만1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17.6% 내린다"라며 "제한된 성장 모멘텀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홀드(HOLD)'로 하향한다"고 말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 또한 "광고, 커머스, 뮤직, 스토리, 인공지능(AI) 사업 모두 하반기에도 경쟁 심화와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편안한 이익 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AI에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역량을 키우는 게 시급하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AI 기술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확실한 수익모델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성장주로서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업별 고른 성장에도 미래 사업 전망이 밝지 않아 시장의 시선이 차갑다는 분석이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각각 8.4%, 26.8% 증가한 2조6105억 원, 4727억 원을 기록,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커머스, 웹툰, 클라우드 등 장기 성장 동력 관련 지표 부진으로 멀티플 회복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할 것"이라며 "섹터 내 상대적 투자 매력은 있으나, 단기 모멘텀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대비 성장이 이어져야만 광고 성장률의 장기 회복에 신뢰가 형성될 것"이라며 "광고가 회복돼도 장기 성장 동력 없이는 성장주 멀티플을 적용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