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LG유플러스 상암 사옥 앞에서 자율주행차 시승상암1공영주차장까지 이동… AI 주행 환경 인식 기술 적용상용화되기까지 여러 과제 남아있어… "꾸준히 연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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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30초"
자율주행차가 주차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주차 완료' 알람이 뜰때까지 걸린 시간이다. 지정된 주차 공간 앞에 잠시 멈춰서더니 후진 한번으로 주차를 신속히 완료했다. 어둡고 좁은 공간임에도 운전자도 하기 힘든 후면 주차가 앱 하나로 가능했다.
17일 오후 서울시 LG유플러스 상암 사옥 앞에서 5G 자율주행차량에 탑승했다. ‘YTN뉴스퀘어’ 건물에 다다르자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면서 자율주행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차는 운전자가 앱을 통해 지정한 주차 공간으로 이동하기 위해 스스로 움직였다.
상암1공영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차는 신호등과 통신(5G-V2X)으로 소통하며 매 순간 주행을 지속할지, 제동을 시작할지 여부를 스스로 판단했다. 주행 중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 환경 인식'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다.
차는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상황을 예측했다. 실제로 갑작스러운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했다. 우회전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소형 전동차가 등장하자 바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예측 못한 상황이었지만, 빠른 대응으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차 한대가 차선을 변경해 앞으로 끼어들자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속도를 줄였다. 앞 차와의 간격은 충분했지만, 예상치 못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보수적인 주행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처음 경험해보는 자율주행에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 사이 차는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했다. 자율주행차량 또한 일반 차량과 마찬가지로 주차장에서 시작해서 주차장에서 끝난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주차장으로부터 차량을 호출하고, 목적지에 도착했을때 탑승자 도움 없이 차량 스스로 주차하는 기능이 필수다. -
상암1공영주차장 진입로에 들어서자 차도 속도를 줄였다. 입구도 협소하고, 주차장 내부 장애물도 많은데다 자율주행차량 자체가 대형 SUV라 안전운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작은 접촉도 없이 자로 잰듯한 여유간격을 남긴채 주차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의 이날 시연은 지난해 10월 차량 무인 원격호출 기술을 선보인 후 약 1년 만에 이뤄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차량 '원격호출·자율주행' 기술을 공개한데 이어 이번에 5G 자율주차 기술까지 선보이며 관련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통제되지 않은 도로와 공영 주차장에서 5G 자율 주행과 주차 기술을 연계해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이라며 "이번 5G 자율주차를 통해 차량의 무인 픽업-주행-주차로 이어지는 일련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기반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상용화까지 보안 등 과제 남아있어… "꾸준히 연구할 것"
다만, 이러한 자율주행 주차가 상용화되기까지는 여러 과제도 남아 있다. 주차를 지정한 공간에 다른 차가 먼저 주차를 하거나, 여러 대가 동시에 같은 공간을 지정했을 경우를 대비한 세세한 대응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영준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랩 담당은 "이번 실증은 자율주행차가 주차장에 찾아가서 주차하는 기능까지 구현했다"며 "앞으로 관제플랫폼이 상용화되면,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모두 고려돼 대응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안 이슈와 관련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번 시연에서도 보안 관련 시스템은 적용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 측은 자율주행 산업에서 보안 관련 이슈가 매우 민감한 만큼, 여러가지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차량 보안은 필요한 영역이라 꾸준히 연구해 나가고 있다"면서 "자율주행 산업 상용화시 사업 기회는 있겠으나, 아직까지 비지니스 모델 차원에서는 접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