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사업자 선정 1년째 불투명3기 사업자 입찰 연장 가능성도면세업계, 인천공항 높은 임대료에 휘청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4기 사업자 선정이 결국 해를 넘겼다. 지난해 세 차례 유찰 끝에 수의계약까지 무산되며 1년째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면세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업계는 파격적인 임대료 감면 없이는 올해 추가 입찰도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T1 3기 사업자인 롯데·신라면세점의 연장 영업이 다음달 2월 28일 종료된다. 인천공항 T1 면세점은 지난해 8월 31일 3기 사업자의 계약 기간이 만료됐으나, 아직 6개 구역의 4기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기존 3기 사업자들인 롯데·신라·시티면세점이 지난해 9월부터 6개월간 연장 영업 중이다.

    3기 사업자의 연장 영업이 끝날 때까지 새 사업자들을 찾지 못하면 공실이 될 우려가 있다. 이미 중견기업 사업자인 SM면세점과 시티 면세점이 연장 영업을 포기해 중소·중견 사업권 2개(DF8·DF9)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자 선정을 두고 현재 다각도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기 사업자가 추가 연장 영업을 하게 될 경우 관세청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연장 영업 기간 면세품을 팔기 위해 관세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아야 하는데 지난 9월 최장 6개월으로 받은 만큼 관세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공사와 업체간 계약 연장만으로 연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인천공항공사 측에서 추가로 연장 영업을 제안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사 측과 논의된 부분은 없다. 계약 기간이 종료되더라도 공항공사 측에서 연장 영업을 해달라고 하면 면세점 입장에서는 진행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인천공항공사 신임 사장이 취임하는 만큼 4차 입찰이 다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째 공석인 만큼 재입찰이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최근 새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과 맞물려 인천공항공사 사장 임원추진위원회의 사장 후보 추천이 마무리됐다. 이르면 이달 중순 신임 사장이 취임한 이후 신규 입찰을 통한 수익성 재고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러나 업계는 4차 입찰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파격적인 임대료 인하 조건 없이는 후속 사업자 선정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인천공항 면세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장기화로 매출이 급감한 상태다. 실제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수흥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를 위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은 지난해 2월 1165억원으로 줄고 4월 544억원, 6월 237억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6월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89.3%나 줄어든 수치다. 

    인천공항 매장 매출액이 점차 줄어들자 각 면세업체 내에서의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인천공항점장을 상무에서 부장 등 간부급으로 내렸다. 신라면세점 후속 인사는 아직 나지 않은 상태다.

    면세업계는 인천공항의 고정 임대료 방식 탓에 임대료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토로해왔다. 그동안 최소보장액 자체를 대폭 낮추거나, 아예 없애고 매출의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받는 영업요율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가 2018년부터 영업요율 방식을 채택한 것과 달리 인천공항공사는 여전히 고정 임대료를 고수 중이다. 

    결국 업계는 내년에도 매출을 짜내면서 일단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국가에서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등 코로나 극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출입국이 코로나 사태 이전처럼 원활해지려면 최소한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도 나름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답이 없다. 일단은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