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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사측과 2020년 임단협을 놓고 갈등을 벌인 결과다. 기본급 인상 등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총파업이란 강수를 들었다. 단이틀간 파업만으로도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우려된다.
13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현대제철 5개 지회(충남·포항·인천·광주전남·당진)는 이날 오전 7시 총파업에 들어갔다. 15일 오전 7시까지 48시간 동안 공장이 멈춘다.
현대제철 노조가 총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19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노조는 파업 참여를 독려함과 동시에 지침 위반자는 규정에 따라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경고했다.
노조가 밝힌 처리규정에 따르면 파업지침을 1회 위반하면 명단공개 및 노조 복지혜택 6개월 제한, 2회 위반 시엔 노조 복지혜택을 1년간 제한하고 3회 위반하면 금속노조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했다.
이런 까닭에 일부 노조원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코로나 시국에도 파업카드를 꺼내든 것은 임금 인상 등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노조는 ▲기본급 12만304원 인상 ▲생활안정 지원금 300% ▲ 노동지원 격려금 5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임금 인상분을 동결하는 대신 경영 정상화 추진 격려금 100%와 위기 극복 특별 격려금 100만원 지급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사측이 3차 제시한 이후 추가 제시안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노조에 양보만 요구했다"며 "파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제철이 입는 피해는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회사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3개 고로의 일일 쇳물 생산량은 3만톤 수준이다. 하루 매출은 500억원 정도다.
파업에도 고로는 정상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협약에 의해 고로는 파업 대상에서 예외된다는 점을 명시해 놓았기 때문이다. 단 열연, 냉연 등 하부 공정이 멈추면서 제품 출하는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48시간 파업으로 당장 쇳물 6만톤이 제품으로 생산되지 못한다. 쇳물 6만톤을 열연강판 가격(톤당 86만원)으로 환산하면 대략 512억원 정도다.
여기에 인천공장, 포항공장, 순천공장, 울산공장, 예천공장 등의 생산 차질을 감안하면 손실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약 1018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또한 비슷한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과정에서 노조의 파업은 회복세에 있는 현대제철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계획했던 휴지 및 보수 일정을 앞당겨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