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출 4조 순감 불구 7월부터 증가폭 확대저축은행 5조, 카드사 4조 증가…대출액 끌어올려코로나 경기 불황에 취약차주 생활자금 수요 늘어
  • 지난해 코로나19로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시중은행 못지않게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역대급으로 불어났다. 

    하반기에만 15조원 넘게 대출이 실행되면서 저신용자·저소득층은 물론 취약업종에 대한 부실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상호금융, 보험, 저축은행, 카드 등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만 15조4000억원 급증했다. 

    상반기(1~6월)에는 -4조4000억원 순감하며 감소세를 보였으나 7월부터 10월까지 매달 1~2조원대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11월에는 2금융권 가계대출의 역대 최대 증가폭인 5조1000억원 불어났다. 12월에는 1조8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대출 증가규모로 보면 총 11조3000억원이다. 2019년 연간 총 4조5000억원 순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대출액이 크게 불어난 것을 볼 수 있다.

    2금융권 대출이 하반기에 집중된 것은 '빚투(빚내서 투자)'에 의한 시중은행의 대출 조이기 '풍선효과' 보다는 코로나19 장기화으로 중·저신용자와 저소득층의 생계자금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렸기 때문이다. 

    2금융권 중에서도 저축은행과 카드사의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저축은행은 연간 5조5000억원, 카드사는 4조3000억원 불어났다.

    저축은행의 취약차주 비중은 23%가 넘는다. 반면 시중은행은 3% 수준이다. 그만큼 경기 불황으로 어려워진 살림살이를 대출로 메꿔야 하는 서민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카드사 역시 급전이 필요한 수요가 카드론(장기카드대출)으로 몰리는 추세다.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보다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고, 상환기간도 평균 1~2년으로 길어서다.

    현재 2금융권의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차주 중심의 대출 구조는 부실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실제 일부 지방 저축은행에서는 연체율이 10%를 상회하는 등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은 빚투나 영끌보다는 생계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대출 증가세를 조절하면서도 서민들의 생활자금은 끊기지 않도록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나 건전성 저하와 부실 위험이 나지 않도록 유심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