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사상 첫 연간 흑자 전망삼성SDI, 최대 분기 실적 기대… SK이노 고성장 확인도투자 확대→실적 개선 선순환… "K배터리 3사, 수혜 지속"
  • ▲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LG화학
    ▲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LG화학
    K배터리 3사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 수준인 연간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추진 등 불확실성 요인은 있지만,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K배터리 기업들도 탄력을 받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 결과 LG화학 전지사업 부문(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너지솔루션 부문,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부문 등 3사의 4분기 영업이익은 2814억원으로 추산됐다.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2019년 4분기와 지난해 1분기 2개 분기 동안 적자를 기록하며 주춤했던 영업 성적이 2분기 들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반등에 이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연간 기준으로도 35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7083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초기에는 설비 투자비용이 큰 데 비해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아 그동안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은 적자를 보면서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배터리 수요가 확대됐고, 일찌감치 시장에 진입해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판매 물량을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실적을 포함한 연결 기준 실적을 27일 발표한다. 앞서 LG화학은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고 지난해 12월1일부로 신설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다.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에 매출 4조2377억원, 영업이익 1902억원의 영업실적을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3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며 매출은 전년동기(2조4806억원)에 비해 70.8%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소형, 중대형 전지 모두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의 경우 IT 시장의 비수기에 해당되지만, 자동차용 원통형 증설 효과가 반영되며 이를 만회할 전망이다. 다만 주거용 ESS(에너지저장장치) 리콜 이슈로 인한 충당금 설정 가능성이 있어 영업이익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매출액은 12조4654억원으로 전년(8조3503억원)대비 49.2% 신장할 것으로 조사됐으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4543억원에서 4627억원으로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 ▲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삼성SDI
    이어 28일 실적 발표 예정인 삼성SDI는 중대형 전지 중심의 매출 확대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매출액은 2조8983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2110억원에 비해 31.0%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1050억원 손실에서 201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대형 전지의 매출 증가폭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용 전지는 유럽 고객사 중심 판매 확대, ESS 부문은 북미 전력용 중심의 공급 확대가 예상되면서 EV와 ESS가 동시에 흑자를 기록하는 첫 분기가 될 전망이다.

    양호한 성장세에 수익성까지 더해지면서 연간 매출액은 8조원으로, 전년 7조원에 비해 16.5%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550억원에서 3221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부문은 4분기에 매출 5436억원, 영업손실 1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SK이노베이션은 29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매출액의 경우 헝가리, 창저우 공장 정상화에 따른 설비가동률 증가로 전년동기(2250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사상 최대 규모 분기 매출액으로, 연간 매출액 역시 전년 6900억원에서 2019년 1조6566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영업손실은 환율 하락 등 일회성 비용에 따른 부정적 효과로 전분기 990억원에서 소폭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2019년 4분기(-49.7%)를 저점으로 2020년 △1분기 -36.3% △2분기 -33.7% △3분기 -20.3% △4분기 -20.2%(추정치) 등으로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해도 배터리 3사는 고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에서 벗어나려는 각국이 친환경 기조 아래 경기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1~11월 전기차 판매량은 522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3.9% 증가했으며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도 15.4% 늘어난 116GWh를 기록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며 "주요 완성차업체의 배터리 공급을 확보한 국내 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의 과점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 ▲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SK이노베이션
    3사 모두 공격적인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4년 매출 3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올해는 IPO를 통한 대규모 투자금 확보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중국에 배터리 생산 합작사를 설립 중이다. 미국은 제너럴모터스(GM), 중국은 지리자동차가 합작 파트너다. 향후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셀 생산라인까지 두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타깃 지역인 미국,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지역까지 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SDI는 4분기를 전환점으로 삼아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기록하는 비약적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와 ESS의 수익성 개선과 함께 고밀도 차세대 배터리인 '젠(Gen)5'를 출시할 예정이다. 젠5는 기존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20% 높지만, 원가가 20%가량 낮아 원가절감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젠5를 하반기부터 BMW 등에 본격 공급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미국, 헝가리, 중국 등에 배터리 공장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9.7GWh 수준에서 100GWh까지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에서 3위 안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리막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을 통해 2차 전지 사업에서 확고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배터리 3사는 지난해 11월까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누적점유율 톱5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2월 집계를 합산한 연간 순위에서도 톱5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까지 전 세계에 판매된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통계에서 3사는 전년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누적 배터리 사용량은 26.4GWh로,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랐다. 사용량도 전년동기 10.9GWh보다 2.4배 이상 늘었다.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72.4% 증가한 6.8GWh를 기록, 순위가 4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은 3.4배 급증한 6.5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 9위에서 5위로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