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적 협상 시한 넘겨마힌드라-HAAH 지분협상 결론 못내29일 어음 만기도래… 내달 28일 이전 투자자 찾아야
  • ▲ 쌍용자동차 기업 로고(CI) ⓒ쌍용차
    ▲ 쌍용자동차 기업 로고(CI) ⓒ쌍용차
    쌍용자동차의 위기감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다음 달 28일까지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개시가 유예된 상태에서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다.

    사실상 이달 말까지 유치 작업을 매듭지어야 하지만 유력 투자자인 미국 HAAH 오토모티브홀딩스와의 협상은 제자리 걸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쌍용차, 마힌드라, HAAH 등은 협상 마감 시한인 지난 22일까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분 매각을 둘러싸고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와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힌드라는 보유 지분(74.6%)을 팔고 싶어 한다. 그동안 7000억원을 쌍용차에 투자했지만,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판단이다. 반면 HAAH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산은)은 지분 일부를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다.

    합의를 점치던 전망과 달리 막판에 이견이 불거지면서 지금까지의 자구 노력은 수포가 될 위험에 놓였다. 마힌드라와 HAAH는 지난해 연말부터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바 있다.

    하지만 자국 기업이 외국에 투자한 주식을 매각할 때 감자를 허용하지 않는 인도 법제 때문에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감자 규모와 인수 가격, 지급보증 등도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6개월간의 지리한 협상에 회사는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쌍용차는 JP모건 등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연체 중인데다 납품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사측은 지난 22일 노동조합(노조)에 자금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두 달간 정상적인 급여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산은은 노조의 쟁의행위 중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 등의 조건을 요구했다.

    기존 집행부 임기가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산은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3년 주기 임단협이 업계에 던지는 파장은 더욱 크다.

    이처럼 이해관계자 간 돌발변수가 터지면서 일각에선 쌍용차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쌍용차는 다음 달 29일까지 법정관리 보류 결정을 받은 상태로 한 달 내 채권단 지원을 끌어내고 새로운 주인 찾기 작업을 매듭지어야 한다. 새 자금 투입에 걸리는 시간과 절차를 감안할 때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장 오는 29일에는 상당수의 부품 대금 어음 만기가 도래한다. 2019년 기준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는 219곳에 달한다. 납품액 규모는 1조8088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새 투자자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만약 쌍용차가 끝내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법원은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를 비교, 계속기업가치가 높다면 채권자 손실 분담과 인력 감축 구조조정을 시행한다.

    청산할 경우의 가치가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경우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쌍용차는 2016년 4분기(10~12월) 이후 15분기 연속 적자 늪에 빠졌다. 자금 납입과 산은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 폐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